[인사이트] 버핏은 우쿨렐레, 브랜슨 열기구, 브린은 롤러하키
불황 때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스트레스도 커진다. 조직의 운명을 이끌어가는 책임감,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긴장감 때문이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까.
애플 인턴 출신으로 정보기술(IT) 회사인 세일즈포스를 창업한 마크 베니오프(52)는 5년 전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스티브 잡스 추모식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추모 행사 순서가 모두 끝난 후 행사장을 떠나는 이들 모두 작은 상자를 받았다. 상자 속에는『요가난다, 영혼의 자서전』의 책 복사본이 들어 있었다. 이 책은 직관과 통찰의 지혜를 명상과 요가를 통해 터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두바이국제공항 그리피스 CEO는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한다. 열 살 때 오르간 연주를 배운 그는 현재 영국 로열 칼리지 오브 오르가니스트의 부대표다. [뉴욕타임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9/12/joongang/20160912012002995kidd.jpg)

![버핏 회장이 2006년 자선 경매에 내놓은 우쿨렐레는 약 1200만원에 낙찰됐다. [중앙포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9/12/joongang/20160912012003304ilpl.jpg)
버핏은 “취미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하와이 민속악기 우쿨렐레를 좋아해 틈만 나면 연주한다. 해마다 회사 주총에서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버핏은 청년 시절 짝사랑하던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우쿨렐레를 시작했다. 그는 “음악 정신은 소유에 있지 않고 공유, 그 나눔에 있다”고 말했다. 우쿨렐레를 즐기는 버핏과 그의 통 큰 재산 기부는 ‘나눔의 DNA’를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취미를 ‘기업문화’와 접목시킨 CEO도 있다. 인드라 누이(61) 펩시코 CEO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집 안에 노래방 기계를 들여놨을 정도다. 그가 펩시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사내에서 작은 행사가 열렸다. 인도 전통복장인 사리를 입고 강연을 한 누이는 느닷없이 인기 가요를 선창하며 직원들의 합창을 이끌어냈다. 딱딱했던 행사가 열광적인 무대로 바뀌었다. 2006년 펩시코 최초 여성 CEO로 취임한 뒤에도 그는 회사 안에서 공공연하게 노래를 부르곤 한다. 사리를 입고 맨발로 모델처럼 캣워킹을 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이지만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로저 엔리코 전 펩시코 CEO는 누이를 “따뜻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평했다.
누이 CEO는 “자신의 역할은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펩시코의 임원 코칭을 맡았던 마티 샐드먼 박사는 “진솔하고 적극적인 CEO의 행동이 회사의 비전과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직원들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브랜슨 회장은 열기구로 대서양·태평양을 횡단했다. [중앙포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9/12/joongang/20160912012003407owwk.jpg)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별다른 취미가 없다’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 하지만 억만장자 레슬리 웩스너(79)는 독서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한다. 그는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의 모회사 엘브랜즈의 CEO다. 1960~70년대 사업을 시작할 무렵 그는 매주 90시간을 일했다. 짬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퇴근하면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존 D 록펠러 같은 전설적인 인물의 자서전을 정독했다. 웩스너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는 비전을 갖고 있었고 당시 사회를 꿰뚫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매주 90시간씩 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쉬지 않고 죽어라 일만 하면 스스로를 완전히 소진하게 된다”고 했다.
고교 시절 대부분 공부벌레(nerd)였던 실리콘밸리 CEO들은 유난히 운동에 몰두한다. 과거에서 벗어나 다방면에서 뛰어난 ‘알파남(男)’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해석이다. 올해 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하루에 1마일(1.61㎞)씩 달려 연내에 365마일(587.4㎞)을 달리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이 목표를 조기 달성한 저커버그는 철인 3종 경기 도전이라는 새 목표를 세웠다. 팀 쿡 애플 CEO는 오전 5시면 항상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스카이다이빙, 롤러하키, 공중 그네 타기 등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운동을 즐긴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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