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창업] 승무원 기본은 체력·매너..예체능 전공자 도전할 만

유부혁 2016. 11. 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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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구멍' 항공사 승무원 취업 전략토익은 550점만 넘으면 지원 가능학력, 나이, 키 162cm 제한 없어져최근엔 남자 승무원 채용도 늘어

승무원이 되는 길은 여전히 ‘바늘 구멍’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사 승무원 입사 경쟁률은 대형 항공사는 평균 100대 1, 저비용 항공사는 200대 1을 기록했다. 올해 5월 출범한 저비용 항공사 에어서울의 경우 승무원 54명 채용에 95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승무원 학원은 서울에만 50여 곳이 넘는다.

승무원은 사회적 호감에 전문직이란 인식이 더해졌고 보수도 적지 않다. 스튜어디스란 직업에 대한 인식은 김혜수, 김희선부터 시작해 최근 수애와 김하늘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여주인공의 단골역으로 꾸준히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본지가 국내 항공사 인사 담당자와 승무원 학원, 승무원 출신자들에 승무원 채용에 도움이 될 만한 팁을 구했다.
“중요한 건 직무 이해도다. 화려한 이미지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외로운 직업이다. 꾸준한 체력관리도 필요하다.” 대한항공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다 퇴사한 김지선(39·여)씨의 조언이다. 항공사·학원 관계자가 공통으로 지적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장거리 대형 기종인 A380은 약 20명이 넘는 인원이 15시간 정도 함께 근무하는데 근무 스케줄에 따라 매번 구성원이 바뀌기 때문에 사무직에 비해 동료애를 쌓을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근무가 시작되면 여유 없이 꽉 짜인 업무를 소화하기 때문에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다. 승무원은 항공기 출발 최소 1시간 이전부터 기내에 탑승해 비상 장비와 기내 시설을 점검한다. 승객이 탑승하면 안전 수칙을 알려주고 이어 음료와 식사,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 이륙 후 교대로 승객들을 계속 돌보고 승객이 내리면 객실 상태, 분실물 등을 점검해야 한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비행 시간만 한 달 평균 80시간 정도다.
장시간 비행하는 만큼 체력도 중요하다. 최근엔 에어부산, 티웨이와 같은 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수영 테스트도 진행한다. 제주항공은 객실 승무원 지원자에게 응급처치 등 위기대응 자격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무조건 선망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지원하기보단 자신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승무원 학원 유캔플라이를 운영하는 김효진 대표는 “다양한 상황에서 승객들에 서비스하려면 쉽게 주눅들지 않고 여유 있게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제격”이라고 했다. 또 김 대표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요리사부터 미인대회 출전까지 불필요한 자격증을 취업 준비생들이 너무 많이 준비한다”고 꼬집었다.
승무원 학원 크루팩토리 관계자는 “인성과 체력을 갖췄는지 점검하는 것이 승무원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실제로 국내 항공사 대부분은 채용조건으로 토익점수(550점 이상) 정도를 내세울 뿐 그 외엔 학력, 나이 등 제한이 없다. 영어 능력은 항공사마다 기내의 다양한 상황을 대비해 마련한 영어책자를 암기할 정도면 충분하다. 키의 경우 과거 162cm로 제한을 뒀지만 현재 신체 조건에 제한을 두는 항공사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관계자는 “고학력, 고스펙자가 몰리면서 승무원에 떨어지고 일반 대기업에 합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부산 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의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체험. [사진 아시아나항공]
남성 승무원 채용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은 남자 취준생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매년 9~10월 남자승무원을 따로 채용했던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남녀 승무원 채용 과정을 통합했다. 항공사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남녀 승무원 성비는 평균 2대 10 정도다. 한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기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남자 승무원을 선호하는 승객도 늘었다”고 했다. 여기에 한 학원 관계자는 "최근 태권도, 합기도 등 체육 관련 자격증을 우대하고 있다. 타 과에 비해 취업문이 더 좁은 예체능계 출신들은 도전해 볼 만 하다”라고 귀띔했다.
진에어 승무원이 기내 서비스를 하는 모습. [사진 진에어]
회사 관계자들에게선 "취준생들이 자소서 작성에 소홀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한항공의 경우 80%, 아시아나는 40~50% 정도로 서류 통과률이 관대한 편이라 그렇다. 서류에서 떨어뜨리기 보단 면접을 직접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승무원 출신으로 몇 차례 면접관 경험이 있다는 김혜리(43·가명)씨는 “자소서는 면접 질문의 원천이다. 경험보단 자신의 생각과 성향을 잘 드러내 호기심을 유발시키도록 공들여 쓰라”고 했다.

승무원 면접에선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최근 한 항공사에선 혼밥·혼술 문화에 대한 견해를 묻기도 했고, 다른 곳에선 특정 아이돌을 묻고 멤버 이름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효진 유캔플라이 대표는 “승무원 면접 답변은 한두 문장으로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취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지원자들끼리 잘못된 정보를 통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항간엔 대한항공은 차분하고 순박한 이미지, 아시아나는 도외적이고 세련된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10년 전부터 떠도는 소문일 뿐 확인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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