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8단지 분양 성공으로 들썩이는 상계주공-사업 속도는 5단지..입지는 3·7단지 우수
# 8월 17일 오전 10시. 한 달 만에 서울 청약 시장에 등장한 한화건설 ‘노원꿈에그린’ 견본주택에는 개관 1시간 전부터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총 16개 동 1062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92가구에 그치지만 관심이 뜨거웠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저렴한 분양가격 덕분이다. 분양가격은 3.3㎡당 1800만원대로 평균 9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상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최초 재건축이라는 희소성과 함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인기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계주공 첫 재건축 단지인 ‘노원꿈에그린’ 분양을 계기로 노원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해 8·2 대책으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후 약 1년 동안 거래가 잠잠했다. 올해 3월에는 안전진단이 강화되면서 재건축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7월 이후 서울 전역에 걸쳐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고 상계주공8단지가 성공적으로 일반분양을 마치면서 노원구 일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희소성 있는 새 아파트 공급
노원구를 대표하는 아파트 단지는 상계주공아파트다. 1987년 입주를 시작한 상계주공아파트는 총 16개 단지, 약 4만가구로 구성됐다. 강남구를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 개포주공아파트(약 1만5700가구)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물량이 많다.
상계주공8단지가 처음으로 재건축 일반분양에 성공하면서 다른 단지 또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상계주공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단지는 7단지. 지하철 7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노원역을 끼고 있는 알짜 단지다.
7단지 전용 49㎡는 최근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7월과 비교하면 약 3000만원 시세가 올랐다.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4억5000만원을 전후해 호가가 형성됐다. 안전진단 기준 강화가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보다 더 작은 전용 45㎡는 3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이미 전고점을 회복했다.
7단지 입지가 가장 좋다면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는 5단지다. 일반분양을 마친 8단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15개 단지 중 재건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지다. 올해 초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연일 최고 가격을 경신하고 있다. 전용 31㎡는 7월 말 3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 요즘 나오는 매물은 대부분 4억원 이상 호가가 형성됐다.
7단지와 5단지를 중심으로 상계주공이 인기를 끌면서 주변 매물도 함께 들썩인다. 7호선 마들역과 가까운 상계주공10단지 전용 58㎡는 4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이전 최고 가격을 거의 회복했다. 지하철역에서는 다소 멀지만 상계근린공원을 끼고 있는 16단지 또한 한 달 새 약 2000만원가량 올랐다.
상계주공을 중심으로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이유는 각종 개발과 함께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원구는 20년 이상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다. 약 66.7%가 20년 이상 됐다. 아파트 물량 자체도 많거니와 오래된 아파트가 많다 보니 노원구 주민은 항상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있다.
▶상계주공 현재 투자가치는
▷주변 신축 가격에 따라 좌우
상계주공8단지가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치면서 다른 단지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는 사업성이 어느 정도일까.
상계주공 여러 단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7단지와 5단지다. 대장주인 7단지는 전용 58㎡가 현재 4억2000만~4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전용 58㎡ 대지지분은 약 38㎡. 보유한 대지지분만으로는 추가적인 지원을 받기 쉽지 않은 구조다. 조합원 또한 건설 비용을 부담해야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비용은 대략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추산된다.
즉, 4억원 초반대에 재건축 단지 예정 아파트를 구입하고 건축비까지 추가한다면 약 6억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 노원꿈에그린 전용 59㎡ 일반분양 가격이 4억원 중후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손해다.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이라면 재건축 단지에 투자하는 것보다 일반분양을 신청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게다가 7단지의 경우 안전진단 통과도 문제다. 재건축 연한과 상관없이 구조 안정성 문제로 2004년 안전진단에 통과한 8단지나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기 직전에 안전진단을 마친 5단지와는 상황이 다르다. 안전진단 통과 여부에 따라 향후 사업이 지지부진할 가능성도 높다.
5단지는 총 840가구, 전용 31㎡ 단일 면적으로 구성됐다. 저층 단지로 대지지분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전용면적보다 대지면적(약 40㎡)이 더 넓다. 하지만 7단지와 마찬가지로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불가피하다. 특히 5단지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현재 2종 주거지역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재건축 사업성을 갖추려면 종상향이 필수인데 이 작업이 만만찮다.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사업이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일반분양 가격이나 용적률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예상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는 일반분양을 받는 것보다 재건축 단지를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생각이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8단지 전용 59㎡가 6억원 이상으로 시세가 오른다면 다른 단지도 사업성을 갖출 수 있다”며 “5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가 숙제”라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73호 (2018.08.29~09.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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