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종석 감독 "행복한만큼 지옥같았던 현장..많이 배웠다"

김성수 감독과 윤제균 감독의 조감독 자리를 거쳐 '협상'으로 입봉 신고식을 치른 이종석 감독은 조감독 시절부터 미국 유학파 출신 엘리트로 영화계 내에서 촉망받은 인재였다. 첫 작품에 쏟아진 지원은 그 능력을 인정받은 이종석 감독에 대한 신뢰가 큰 몫을 했다.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기까지 무려 15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은 감독의 길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유명세보다 먼저 터득한 겸손함이다. '감독님'이라는 호칭도,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도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는 이종석 감독이다.
모든 것이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작자 윤제균 감독은 이종석 감독에게 스승이자 멘토였다. 기댈 곳 없는 감독의 자리는 현장이 주는 재미와 별개로 이종석 감독을 부담감과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옭죄었다. "행복했지만 지옥 같았다"는 표현은 이종석 감독이 느낀 그대로의 진심이다. 윤제균 감독은 그러한 이종석 감독을 지켜보며 제작자로서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후배로서 몸소 체감한 선배의, 그리고 진정한 감독의 자세였다.
결과를 떠나 '협상'에 대한 만족도는 크다. 신인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후회없이,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협상'은 이종석 감독에게 '꿈'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가치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창구'라는 인식이 더욱 강했다. 이는 본격적인 감독의 길을 걷게 되고, 어떤 장르의 영화를 만들게 되더라도 변치 않을 이종석 감독의 '신념'이다. "기회가 된다면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혹여 예전 것을 답습하게 되더라도 그 안에서 변주는 일어날 것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은 반드시 해소하고 싶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좋은 현장이었지만, 그래도 감독으로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음…. 전부 다? 하하하. 감독이 처음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겪어야 하는 모든 일들도 다 처음이었다. 사실 아직 '감독님'이라 불리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웃음) 그 와중에 완벽주의 성향이라 뭐든 잘하고 싶었다. 근데 내가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니까 그게 너무 힘들더라. 매일 매일 힘들고 답답했다." - 혼자만 감내해야 하는 고충들이 있으니까. "티낼 수 없었고, 티내서도 안 됐다. 행복했지만 그 만큼 지옥 같은 현장이기도 했다. 직업만 다를 뿐 일하는 분들은 한번쯤 겪어봤을 고민 아닐까 싶다.(웃음) 모든 사람들은 날 도와주는데, 그 누구도 날 대신해 줄 수는 없지 않나. 기댈 곳이 없었고 결국 내가 버텨야 하는 일이었다. 벗어나도 100% 만족해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 만족도는 어떤가. "할 수 있는 것, 해 볼 수 있는건 다 해 봤다. 그런 면에서는 만족한다.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모자람을 알고 있는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는 뜻이다. 그 최선엔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다음 영화를 찍게 된다면, 찍을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안 좋아할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모든 과정에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서히 레벨을 높여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악역에 굳이 스토리를 줘야 했냐'는 평도 있다. "난 현실과 아주 동 떨어진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절대 악'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절대 악을 원하면 마블 영화를 보는 것이….(웃음) 조금은 현실에 발을 대고 싶었고, 모든 상황과 감정들이 뒤섞여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 액션보다 대사가 많다. 그만큼 대사의 힘이 강해야 했다. "누군가 '기억에 남는 대사가 뭐냐'고 물어 보더라. 솔직히 거의 다 기억에 남아서 대답을 못 하겠더라.(웃음) 언뜻 보면 그냥 쓴 것 같지만 보고 또 보고, 이상한건 고치고, 빼고 넣으면서 수정 작업을 거쳤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고 '맞나, 안 맞나' 끊임없이 고민했다. 만약 이 영화를 좋게 봐 주신다면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내가 이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다." - 제작자 윤제균 감독의 도움도 컸을테고.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앙드레 김 선생님이 한창 유명세를 떨치며 활동할 때, 무대에서 뭔가를 못 보여줘 5분이 더 필요했는데 FD를 쫓아 다니면서 직접 부탁하셨다고 하더라. 그만큼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것이다. 윤제균 감독님도 마찬가지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조차 안 하시는 것 같다. 그런 자세를 많이 배웠다. 유명 감독이 되면 어깨에 힘도 들어가기 마련일텐데 감독님은 전혀. 예를 들어 내가 5분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 누구에게든 가서 부탁하실 분이다. 감독은 뭔가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단 하나의 목표면 갖고 끝까지 작품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 '코끼리' 노래가 귀에 맴돌더라. "지인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원래 국정원 사람들에게 부르게 할까 싶었는데 '아이가 부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윤 감독님도 처음엔 미심쩍어 하시더니 나중엔 '네 맘대로 해' 하시더라. '아싸' 했다.(웃음) 관객 입장에서는 1분간 노래를 듣고 있어야 하는건데 영화에서 1분은 굉장히 길다. 그럼에도 있어야 하는 신이라 생각했다. '코끼리' 노래는 개인적으로 코끼리를 좋아해서 아무 생각없이 코끼리 노랫말을 적었던건데 알아보니 저작권이 비싸 나중에 PD님이 애를 많이 쓰셨다.(웃음)"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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