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차례상에 현대식 그릇 .. 커피·피자도 올리고
집마다 상차림 다른 게 우리 전통
퇴계 가문에선 한과 내놓지 않아
달라진 세상, 제사상도 바뀌어야
성묘용 '이동형 제기세트' 눈길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가을 기획전시에서 제안한 현대 제사상. 상차림을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 아름지기]](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9/06/joongang/20180906103815500hjsy.jpg)
유교적인 가치관을 기반으로 삼은 조선시대 이후, 우리 민족은 조상을 섬기기 위한 중요한 의식으로 제사와 차례를 지내왔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의 문화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제사 형식이 과연 오늘날의 생활방식과 맞는 것인지 세대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쩌면 제사는 그저 귀찮은 과거의 산물일 뿐이다.
안 지낼 수는 없고, 지내자니 지켜야 할 원칙은 힘들기만 한 전통 제사의 예와 형식이 고민이라면 아름지기가 준비한 ‘가가례(家家禮): 집집마다 다른 제례의 풍경’전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파평윤씨 명재 윤증 선생 종가의 기제사상. [사진 아름지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9/06/joongang/20180906103816175paop.jpg)
전시의 주요 컨셉트는 ‘현대인의 일상 공간과 삶의 모습에 맞도록 간소화한 제사상’이다. 품격 있는 제사상을 차리되 음식과 그릇 종류를 간소화한 상차림, 일상에서도 쓰일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기 등을 제안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제사는 조상을 섬길 뿐 아니라 가족 간의 화목을 도모하는 우리만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의식인데 그 본질은 사라지고 한상 가득 차려야 한다는 가문의 허례허식만 남았다”며 “조선시대에도 지역과 가문의 특색에 맞게 상차림을 하는 ‘가가례’가 제사의 기본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퇴계 이황 선생 종가의 불천위 제사상 차림. 두 종가의 제사상은 검소하면서도 상차림이 달라 ‘가가례: 집집마다 다른 제례의 풍경’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사진 아름지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9/06/joongang/20180906103817700xfkp.jpg)
명재 선생 또한 “제사는 엄정하되 간소하게 하라. 제사상에 떡을 올려 낭비하지 말고, 손이 많이 가는 화려한 유밀과와 기름이 들어가는 전도 올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때문에 명재 종가에선 떡·유밀과·전을 올리지 않고, 과실도 대추·밤·감만 올린다. 또 3색 나물은 별도의 제기에 나눠 담지 않고 한 접시에 모아 담고, 어물인 조기는 온마리가 아니라 토막을, 닭도 반마리만 올린다. 두 종가 모두 상에 놓인 음식의 위치도 다르다. 퇴계 선생 제사상에는 앞줄 가운데 커다란 대구포가 놓인다. 퇴계 선생의 손부인 권씨가 “포를 상 가장자리에 놨더니 치맛자락에 걸려 자꾸 떨어지더라”며 위치를 바꾼 것을 후손들이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문 위원인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원은 “식생활이 변하면서 제물에도 변화가 생겼다”면서 “이제 제사상에 바나나를 올리고, 겨울철에 수박과 참외를 차리는 경우도 흔하다. 또 커피·사이다·피자 등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추가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조상을 기리는 정성으로 차린 것이라면 나무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역사 속 기록에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정해진 법도는 없다”며 “상을 차리는 것부터 가족들끼리 음식을 나눠먹는 과정까지, 예를 갖추되 최대한 간소하고 편하게 차릴 수 있도록 현대에 맞는 제사상을 고민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전통문화가 현대의 일상과 안 맞을 때, 아예 그 부분을 도려내 버리기보다 현대에 맞게 잘 변화시키는 일이 옳은 해법이다. 아름지기 장영석 국장은 "제사와 차례가 끝나고 ‘이번에도 힘들었어’라고 며느리들끼리 성토하는 문화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에 ‘이번에 우리 제사상은 이렇게 예쁘게 만들었다’ 자랑하고 보여주는 문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강 조깅중 검은 괴물이"..시민들 떨게한 102억 작품
- 檢 "새빨간 거짓말로 당선" MB에 징역 20년 구형
- 김정은, 트럼프에..'비핵화 할테니 적대관계 청산하자'
- 3월엔 김정은 참석했는데..이번엔 특사5인끼리 만찬
- "나로 우주센터 보니..韓 로켓, 1970년대 러시아 수준"
- "오늘 육지 밟을수 있나" 간사이 공항은 지옥이었다
- 출시 사흘만에 다운로드1위..위챗 떨게 만든 메신저는
- 성공회 성당에 유은혜 위장전입..신부 "보육 목적"
- 화웨이가 4대면 우린 5대..갤S10의 '카메라 자존심'
- "여기가 적폐의 땅이냐"..TK 사라지는 최고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