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불법 '모바일 상품권 깡'성행..청소년도 손쉽게 현금화

송승윤 2018. 8. 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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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소액결제 이용 상품권 현금화 '모바일 상품권 깡'
불법인 점 노린 사기 수법도 기승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상품권 깡' 업체(사진=SNS 캡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고등학생 김모(18)군은 다음 달 친구들과의 여행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각자 20만원씩 회비를 걷어 여행을 가기로 계획했지만 부모님께 손 내밀 처지가 안 됐다. 현금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던 중 김군은 친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친구는 휴대폰으로 상품권을 사면 이를 현금화해주는 곳이 있다고 김군에게 귀띔했다. 친구에게 업자의 번호를 건네받은 김군은 곧바로 그에게 연락했고 10여분 뒤 10만원짜리 모바일 상품권을 현금 8만원으로 바꿀 수 있었다. 김군은 "나중에 휴대전화 요금에 청구되겠지만 우선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면서 "내 돈으로 상품권을 사고, 이를 파는 건데 문제 될 게 없지 않으냐"고 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이용해 상품권을 구매하고 이를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모바일 상품권 깡'이 성행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상품권 현금화는 업자가 구매하라고 요구하는 게임머니나 아이템, 모바일 상품권 등을 스마트폰 이용자가 대신 소액결제하고 그 금액만큼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자는 10~50%까지 수수료 명목으로 뗀 뒤 나머지 금액을 입금해준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통신 과금 서비스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업자뿐 아니라 이용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 매입 어플(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그러나 업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운영을 이어가는 중이다. 포털 사이트나 SNS 등에는 'OO캐쉬' 'XX머니' '△△티켓' 등 그럴듯한 상호를 붙인 업체들이 수십 개에 달한다. 스마트폰 앱스토어 등에는 아예 상품권을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앱까지 나와 있다. 불황 속에 현금을 융통하기 어려운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등이 상품권 깡 업자들의 주요 고객이다. 심지어 청소년 사이에서도 현금을 만드는 방법으로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구매자가 스스로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사기 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포털 사이트와 각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모바일 상품권 깡을 시도했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이들의 호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품권을 구매한 뒤 핀 번호를 넘겨줬지만 업자가 현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나 학생 등 금융약자들 대부분이 현금 융통이 어렵다는 점을 노려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도 많다"며 "모바일 상품권의 현금화 자체도 불법이지만 2차 범죄 우려도 있는 만큼 절대 이용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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