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여중·여고'는 있는데 왜 '남중·남고'는 없나요?

윤신원 2018. 8. 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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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성차별 혹은 성차별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행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학교의 정직명칭에 '남자'를 넣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여학교에만 성별이 붙고, 남학교에는 성별을 붙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학교뿐 아니라 남학교도 정식명칭에 ‘남자’를 붙여주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여고에 재학 중이라는 청원자는 “여학교의 경우 A 여자중학교, B여자고등학교란 정식명칭을 사용하는데, 왜 남학교는 ‘남자’가 빠진 C고등학교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청원 글에 따르면 이는 악습인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는 명백한 성차별이다. 한국에 학교란 개념이 처음 도입될 당시 공부는 남성이 하는 것, 고로 학교도 남성들만 가는 곳이란 인식이 컸고, 향후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면서 여학교 앞에만 ‘여자’가 붙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는 남녀가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있는 만큼 여성에 대한 차별 의식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라도 남학교의 정식 명칭에 ‘남자’를 추가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이는 17일 오전 9시 기준 52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실제로 특정 직업이나 호칭에 ‘여’자를 붙여 성별을 구별하는 언어가 성차별이라는 지적은 수차례 제기됐다.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지난 7월 성평등 주간을 맞아 시민이 제안한 대표적인 성차별 언어를 발표했는데, 시민 의견 가운데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는 언어가 시정돼야 할 성차별적 언어 1위로 꼽혔다.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등이다. 이 중 학교명에 ‘여자’를 빼자는 제안도 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식명칭 변경은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편의상 남학교의 경우 남중·남고로 불리고 있는데 명칭을 변경하면 혼선을 빚을 수 있고, 오히려 남녀 학생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교명이 가진 역사와 전통을 헤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식 교명 변경은 가능한 일일까? 사실 현재 교명 변경 절차는 상당히 까다롭다. 교명 변경은 원칙적으로 교육감 권한 사항이지만 시도교육청의 교명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의 일정 이상의 동의도 필요하다.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교명 변경이 재단법인과 학교장의 재량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라 정부 차원에서 강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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