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한 스푼]쌀 아끼려다 나온 '잡곡 스시'를 아시나요
40대 중반 이상이라면 초등학교 시절, 보리 같은 잡곡을 섞어 밥을 지었는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도시락을 조사하던 혼식 검사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권장 혼식률은 30%. 적어도 잡곡을 30% 이상 섞으란 얘기다. 또 매주 수요일은 분식의 날이라고 해서 빵이나 국수 같은 것을 먹도록 장려했다. 모두 귀한 쌀을 아껴보자는 취지였다.
![1973년 혼·분식 특별요리 강습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24/joongang/20181124103045766rmvv.jpg)
그러다 보니 식당에는 암행단속반이 들이닥쳐 솥단지를 뒤지는 등 진풍경이 속출했다. 그중 압권은 생선 초밥(스시)에도 잡곡을 넣도록 강제한 것이다. 주요 관광수입원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잡곡이 섞인 스시에 기겁하자 관광협회는 1973년 초 보리로 만든 스시를 들고 당시 김보현 농림부 장관을 찾아가 “먹어보라”며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보리혼식장려 요리전시회 [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24/joongang/20181124103045970rjdi.jpg)
1965년 시험 재배에서 재래종보다 30% 이상 수확률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당시 언론에서는 기적의 볍씨로 소개되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희(熙)'자를 따 ‘희농1호’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1967년 일반 농가에 보급해 재배한 결과 씨받이 마저 어려운 흉작에 그쳤다. 때마침 닥친 극심한 가뭄 탓도 있었지만 한국의 기후나 풍토에 맞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통일벼 수확당시의 모습 [중앙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11/24/joongang/20181124103046159mmus.jpg)
대신 허 교수의 육종 기술을 이어받은 제자들의 활약으로 쌀 품종 개량이 이어지고, 비료와 농업기술의 발달로 80년대부터 질 좋고 맛있는 쌀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없어서 못 먹었던 쌀이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덜 먹어서 남아도는 신세가 됐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국제화로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한국인의 쌀 소비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970년 1인당 평균 136.4㎏에 달했던 쌀 소비량은 2017년 61.8㎏으로 반토막도 안 된다. 밥 한 공기가 200g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하루에 쌀밥을 한 공기 반 먹는 셈이다.

축산물 소비량 증가는 신장 등 체격 향상으로 이어졌다. 20세 기준 성인 키는 지난 55년간 8.5㎝가 커졌다. 남자의 경우 1960년 166.4㎝에서 2015년 174.9㎝로 커졌고, 같은 기간 여자는 153.8㎝에서 162.3㎝로 각각 8.5㎝ 커졌다.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
이처럼 ‘먹는 즐거움’을 누리게 됐지만, 부작용도 있다. 동물성 식품과 지방의 과다 소비로 비만ㆍ고혈압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져 식생활의 불균형을 이젠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불금을 재배작물, 생산 및 가격과 관계없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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