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조는 이미 검증된 권리에 대한 행사"

박세영 2026. 6. 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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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작가노동조합 설립 필증 발급 지연 규탄 성명 발표

[박세영 기자]

 작가노동조합 소속 작가들과 연대시민들이 서울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 청사 앞에서 작가노조 설립 필증 발급 지연 규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 박세영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아래 자유실천위)는 2일 한국작가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작가노동조합(아래 작가노조)의 노동조합 설립 필증 발급 지연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자유실천위는 성명을 통해 "작가가 특정 사측의 생산수단 아래 계약을 맺고 일할 때, 그 관계의 실질은 고용이다"라며 "대법원은 이미 수차례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종속되어 일한다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임을 확인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실천위는 "(우리나라에서) 방송작가들은 법원으로부터 근로자성을 인정받았고, 웹툰작가들은 플랫폼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벌이고 있다"라며 작가 노동조합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작가노조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 작가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였고, 고용노동부에서 요구한 추가 보완 서류까지 제출하였다. 하지만, 서울고용노동청은 작가노조의 설립 신고에 대하여 작가들의 노동자성과 사용자 종속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두 달 넘게 설립 필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다.

법률 상 노동조합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고, 신고서 접수 후 3일 이내 설립 필증을 교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작가노조의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7일 작가노조는 이런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하였다.

자유실천위는 "미국의 작가조합은 거대 미디어 자본을 상대로 파업을 통해 권리를 쟁취해 왔다"며 "작가노동조합은 새로운 실험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권리의 행사다"라고 밝혔다.

2023년 148일 파업을 통해 권리 쟁취한 미국 작가 조합(WGA)

2023년, 미국 작가 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은 영화 텔레비전 제작자 연맹(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 AMPTP)과의 교섭 도중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미국 작가 조합은 스트리밍 도입으로 기존의 협약을 적용받지 못하는 스트리밍 작가들의 최소 임금을 보장해달라는 것과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의 사용으로 작가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에 방점을 두고 영화 텔레비전 제작자 연맹과 교섭에 나섰다. 2023년 5월 2일부터 9월 27일, 총 148일간의 파업을 통해 미국 작가 조합은 작가들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약에 성공했다. 이러한 미국 작가 조합의 사례를 보았을 때, 서울고용노동청이 작가노조의 설립 필증 지연의 이유로 제시한 노동자성과 사용자 종속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배달 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방송 작가 등 기존 프리랜서 노조 존재

서울고용노동청은 작가노조가 "프리랜서 노동조합이라 심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여러 차례 판결을 통해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종속되어 일한다면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3년, 대리운전 기사들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골프장 캐디, 방송 연기자, 자동차 대리점 판매원 등의 근로자성도 인정되고 있다. 현재 법원에서는 프리랜서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입법부인 국회도 '근로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기존 조항(2조 4호 라목)을 삭제하여 프리랜서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단결권을 보장하게끔 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대리운전 기사)이나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배달 라이더) 등과 같은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작가노조는 설립 필증 발급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하여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문화예술 콘텐츠가 비상한다고 하는데, 정작 그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창작자들의 노동실태는 좋지 못하다"라며 "목숨줄이 걸린 노동자들을 심사라는 명목으로 명백하게 배제하며 노조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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