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5개국 사망자 300명 넘는다…태풍 '야기'에 피해 속출

현예슬 2024. 9.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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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태풍 야기로 인한 홍수 피해를 본 베트남 하노이의 한 주민이 진흙과 물을 쓸어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슈퍼태풍 '야기'가 휩쓸고 지나간 베트남, 미얀마, 태국, 라오스, 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만 3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AFP통신과 EFE통신 등에 따르면 야기로 최악의 피해를 본 베트남 사망자 수는 233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103명이고 부상자도 800명에 달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산 피해 역시 크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홍수로 25만㏊ 이상 농경지와 가축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베트남 26개 성에 걸쳐 14만채 이상의 주택이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야기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몰고 와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도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태풍 야기의 여파로 폭우가 쏟아진 13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 지역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날 홍수로 최소 37명이 사망했으며, 5만 가구 이상이 대피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 네피도에서 19명, 제2 도시 만달레이 지역에서 1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교전이 진행 중이라 구조와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내전으로 300만명 넘는 난민이 발생한 데 더불어 홍수까지 겹쳐 미얀마인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

미얀마 관영 매체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최대 도시 양곤과 만달레이를 잇는 철도 일부 구간이 침수돼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여러 지역 통신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교 유적지 바간에 있는 사원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에서는 북부 치앙마이주, 치앙라이주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9명이 사망했고, 미얀마와 접한 매사이 지역 홍수는 80년 만에 최악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라오스 홍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에 수일 내로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주의보를 내렸다.

야기는 앞서 필리핀과 중국을 거쳐 지난 7일 베트남에 상륙했다. 필리핀에서도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실종됐다. 야기는 베트남 북부를 강타한 이후 열대저압부로 약화됐으나, 주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려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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