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이 함께 아이 키운다"…아파트 1층 들어선 '육아천국' 보니
아파트 1층에서 온종일 완전돌봄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시설이 경북에서 선보였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속담이 아파트 거주 환경에 실현된 셈이다.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핵심 돌봄 대책인 ‘K보듬 6000’을 8일 경북 경산시 하양우미린에코포레 아파트에 문을 열었다.
아파트 1층에 돌봄시설 갖춰
‘K보듬 6000’은 공동체가 아이를 안전하게 함께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K는 경북에서 만든 돌봄 모델을 대한민국(Korea)으로 확산한다는 의미이고 보듬은 상대방을 따뜻하게 품에 안아 보호하고 배려하는 행동, 6000은 ‘육아 천국’의 축약어다. 결국 1년 365일 24시간 아이를 보호하고 감싼다는 뜻이다.
경산 K보듬 6000 1호점은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 1층에 있다. 영유아 돌봄 시설인 시립하양에코어린이집, 초등 돌봄 시설인 에코포레마을돌봄터, 공동육아 나눔터, 독서와 휴식을 위한 에듀센터, 재능 나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는 체육관, 어린이 안전 놀이터가 함께 들어섰다.
이들 시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돌봄 전문가가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돌보고 놀아준다. 부모·조부모·경로당 어르신이 육아에 도움을 주고 자율방범대·의용소방대는 센터 주변 안전 순찰, 자원봉사자는 재능 나눔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문가 채용 과정에는 전문 면접관을 활용해 인력 검증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또 원어민 교사를 상시 배치해 체육·과학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주 2회 친환경 과일 간식과 초등학생 대상 방학 중 점심도 지원할 예정이다.
“공동체 회복이 필수 조건”
이와 함께 돌봄 시설에는 비상 알림, 구조 버튼이 설치돼 긴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아이 안심길도 조성돼 있다. 수요맞춤형 돌봄 버스가 시설~학교~학원 간 이동도 돕는다.
경북이 K보듬 6000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 것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공동체 회복’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족의 해체, 공동체의 붕괴를 막아야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K보듬 6000은 올해 포항·안동·구미·경산·예천·김천·성주 등 7개 시·군에 53곳이 문을 열며 내년에는 22개 전 시·군으로 확대한다. 총 사업비는 경북도와 각 시·군이 94억6000만원을 투입한다.
“대한민국 대표 돌봄 모델로”
이철우 경북지사는 “아이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모의 부담을 공동체가 덜어주고 함께 행복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우리 아이들이 온종일 시간 구애 없이 무료로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는 K보듬 6000이 대한민국 대표 돌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 K보듬 6000 제1호점을 경산에 들어서게 돼 기쁘다”며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체계가 절실한 만큼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산=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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