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부족한 세종기지 식재료 가져가 우루과이 대원들 대접한 백종원

<남극의 셰프> 방송 캡처

12월 15일 방송된 MBC 예능 〈기후환경 프로젝트 - 남극의 셰프〉(이하 <남극의 셰프>)에서는 백종원과 임수향, 수호, 채종협이 우루과이 아르티가스 기지를 찾아 김밥과 북엇국 등 한식을 대접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김밥은 소고기·돈가스·참치·게살 봄동 등 네 가지 종류로 준비됐고, 우루과이 대원들은 단무지를 “노랗고 달콤한 망고 같다”고 표현하며 색다른 한식 경험에 흥미를 보였다. 단수와 전기 공급 중단이라는 돌발 상황 속에서도 김밥을 완성해 내는 과정은 ‘남극판 요리 미션’이라는 예능적 긴장감을 더했다.

방송 직후 반응은 엇갈렸다. 낯선 극지방에서 한식을 매개로 교류하는 장면이 훈훈하다는 평가가 나온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핵심은 ‘식자재’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우루과이 기지의 식자재 사정이 어렵다는 사전 정보를 듣고 세종기지에서 쌀과 한식 재료를 충분히 챙겨 갔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방영 전부터 불거진 ‘세종기지 식자재 부족 논란’과 맞물리며 비판의 불씨가 됐다는 점이다.

〈남극의 셰프〉는 “세종기지와 사전 협의해 한국에서 추가 식재료를 가져가지 않고 현지 기지의 식재료만 활용한다”는 제작진의 설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세종기지 조리대원 인터뷰에서 “외부 예능 촬영으로 인해 식자재가 부족했다”는 발언이 재조명되며, 프로그램 촬영이 실제로 기지의 식량 사정을 악화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극지 기지 식자재는 세금으로 조달되는 공공 자원인 만큼, 예능 촬영에 사용되는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우루과이 기지 김밥 에피소드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가뜩이나 보급 지연 등으로 식자재가 빠듯했던 세종기지의 쌀과 재료를 가져가, 다른 나라 기지 대원들을 대접한 것이 과연 타당했느냐는 지적이다. 온라인에서는 “우리 기지도 부족한데 남의 기지를 챙겼다”, “우루과이는 남미라 우리보다 더 가까워 보급도 쉬울 텐데”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제기됐던 ‘남극의 셰프가 아니라 남극의 시프(thief)’라는 조롱 섞인 표현까지 다시 소환됐다.

제작진과 백종원 측은 그간 “사전 협의를 거친 식자재 사용이며, 기지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라고 설명해 왔다. 실제로 방송 속 장면만 보면 우루과이 대원들에게 한식을 나누는 행위 자체는 문화 교류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읽힐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극한의 지역에서의 식자재 사용과 분배에 대한 민감한 시선이 따라붙는 것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결국 〈남극의 셰프〉는 또 한 번 본래의 메시지보다 ‘백종원 리스크’와 ‘식자재 논란’이 앞서는 상황에 놓였다. 한식을 알리기 위한 선의였다는 반응과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는 지적들이 공존하며 시청자들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남극이라는 극한의 공간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계속해서 남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