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토해도 차분한 친모…숨진 생후 76일 아기, 이름도 없었다
생후 76일 된 아기를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구속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은 아동 유기·방임 및 학대치사 혐의로 A(25)씨를 구속했다.
A씨는 생후 두 달이 갓 지난 딸이 수일간 분유를 토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으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숨지게 둔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3월 27일 오전 9시 20분께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JTBC 인터뷰에서 “아기가 숨을 안 쉬는데 남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엄마가) 차분했다”며 “(아기는) 뼈밖에 없다 할 정도로 말라 있었다. (소아용 자동심장충격기) 패치가 안 붙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기 주변에는 전자담배 꽁초와 재떨이, 술병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당시 아기 몸무게는 정상 범위에 절반밖에 되지 않는 2.5㎏에 불과했다.
부검 결과 아기의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였던 것으로 파악됐고,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A씨는 미혼모로 출산 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아기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혼모인 A씨는 이 아이가 둘째 출산이라 가족에게도 아기의 존재를 숨겼다고 한다.
A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고, 주거지도 일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 아빠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A씨는 “양육 경험이 부족해 아기가 숨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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