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왜 안됐지? 넷플릭스 공개 후 일주일째 1위 달리는 한국 영화

<살인자 리포트>

지난 9월 극장에서 조용히 퇴장했던 한국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에서 완전히 다른 운명을 맞고 있다. 조여정·정성일 주연의 스릴러 영화 <살인자 리포트>가 넷플릭스 공개 직후 곧바로 1위에 오른 데 이어, 일주일째 정상 자리를 지키며 ‘역주행 흥행’의 대표 사례로 떠올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살인자 리포트>는 지난 11일 공개된 이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영화’ 부문에서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전지적 독자 시점>,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등 국내외 화제작들을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극장 개봉 당시 최종 관객 수 36만 명에 그쳤던 성적을 떠올리면, OTT 공개 후 반응은 사실상 ‘완전한 반전’에 가깝다.

<살인자 리포트>는 베테랑 기자 백선주(조여정)가 자신을 연쇄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정신과 의사 이영훈(정성일)으로부터 인터뷰 제안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밀실에 가까운 호텔 스위트룸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두 인물의 대화로 긴장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특징이다.

하지만 개봉 당시 이 작품을 둘러싼 분위기는 냉담했다. 가장 큰 논란은 ‘청소년 관람불가(19금)’ 등급이었다. 잔인하거나 노골적인 장면이 거의 없음에도 청불 판정을 받으면서 관객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왜 19금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제작비 약 55억 원, 손익분기점 120만 명으로 추산된 이 영화는 결국 극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이 같은 평가가 넷플릭스 공개 이후 완전히 뒤집혔다. OTT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배우들 연기에 소름 돋는다”, “이게 왜 극장에선 안 됐지?” “심리 스릴러로는 완성도가 높다”는 반응이 빠르게 확산됐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 역시 7점대 후반을 기록하며 재평가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조여정과 정성일 두 배우가 대사와 호흡만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연기에 호평이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역주행 배경으로 ‘플랫폼 효과’를 꼽는다. 극장에서는 티켓값과 시간 부담, 등급 제한이 작용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알고리즘을 통해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 집중 노출되면서 순위 상승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극장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주목받은 <살인자 리포트>가 이 흐름을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살인자 리포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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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