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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외형성장에 힘입은 상장지수펀드(ETF) 확대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순자산 50조원을 넘어섰고 ETF 부문에서도 3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성과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31일에 만료된다. 그는 지난해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에서 우리운용 대표로 선임됐다.
1976년생인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경영학 학사와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2006년 미래에셋증권에서 대체투자 분야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2016년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옮겨 대안투자팀장, 글로벌대체투자본부 상무로 일한 뒤 2021년에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였던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당기순이익 69억원, 44억원을 거뒀다. 2021년 당기순이익이 4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취임 첫해에는 실적개선세를 보였지만 2년 차에 꺾인 셈이다.
다만 최 대표가 2023년에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업황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코로나19로 자산운용에 대한 해외 실사가 어려웠던 점이 뒤늦게 악영향을 미쳤고,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전반적인 불황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최 대표가 안정적으로 멀티에셋운용을 이끌었다고도 볼 수 있다.
최 대표가 우리자산운용의 경영 키를 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8억원으로 취임 전인 2023년보다 84.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3.72% 늘어난 459조원, 자본총계는 27.13% 증가한 1640억원에 달했다. 금융회사의 자본이 영업의 밑바탕이 되는 만큼 향후 실적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를 갖춰가는 셈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ETF 등 펀드를 확장한다. 우리자산운용이 최근 순자산 50조566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수훈갑으로는 우리하이플러스채권펀드와 우리단기채권펀드 등의 흥행이 꼽힌다. 우리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및 글로벌 분야 전문가인 최 대표가 선임되며 사업 시너지와 외형성장이 탄력을 받았다"며 "대체자산 및 신성장 비즈니스에서 수탁액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차별화된 전략상품으로는 ETF 리브랜딩으로 선보인 'WON미국빌리어네어ETF'와 '우리정말쉬운미국공모주펀드' 등을 꼽았다. WON미국빌리어네어ETF는 미국 유명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을 추종하는 ETF로 30%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우리정말쉬운미국공모주펀드는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출시 3개월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우리하이플러스채권 등도 지난해 순자산이 1조2000억원 늘어난 2조856억원에 달했다. 채권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내는 펀드로 국내 공모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자산운용이 합병 이후 최 대표에게 원했던 경영방향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 우리자산운용은 최 대표에게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사업영역을 확장해줄 것을 기대했다. 전통자산 투자에 이어 ETF에서도 성과를 내기를 바란 셈이다. 현재 우리자산운용의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은 약 0.2%로 아직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처음 ETF 시장에 뛰어든 것이 202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년 만에 높은 성과를 내며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우리자산운용이 순자산 50조원을 넘어서며 ETF에서 흥행하는 것은 차별화한 운용 전략과 안정적인 성과를 낸 결과"라며 "향후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 투자 솔루션을 내는 종합자산운용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