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두 바퀴 감을 선거 홍보물, 이대로 버려도 되나
[홍다경 기자]
|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 현수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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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다경 |
그가 현수막 문제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하다. 선거가 끝나면 멀쩡한 현수막이 대량 폐기된다. 짧게는 며칠, 길어야 몇 주 걸렸던 홍보물이 곧바로 쓰레기가 된다. 그는 이 장면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현수막은 비와 바람을 견디도록 튼튼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재질이 좋다.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현수막만큼은 다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가 말하는 핵심은 현수막 재활용이 아니다. 더 정확히는 현수막을 많이 만들어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려는 일이 아니다. 그는 "현수막을 더 만들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먼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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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6월 3일을 위한 현수막 거리에 붙어있는 현수막 |
| ⓒ 홍다경 |
문제의 핵심은 낭비다
현수막은 비와 바람을 견디도록 튼튼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내구성이 강한 만큼 여러 용도로 다시 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 기간은 길어야 몇 주에 그친다. 제작에는 자원과 비용이 들어가고, 폐기 과정에서는 다시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말과 달리 현장에서는 소각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배출된 선거 현수막은 약 1557톤이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약 1740톤의 현수막이 폐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총선에서는 전국에서 사용된 선거 공보물과 벽보를 한 줄로 이으면 지구를 두 바퀴 이상 감을 수 있는 규모라는 분석도 나왔다. 선거 홍보물이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대량 폐기물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환경 부담도 작지 않다. 현수막은 제작과 운송, 철거,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환경단체들은 가로·세로를 합쳐 10㎡ 규모의 현수막 한 장을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4㎏ 이상의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선거철 전국에 걸리는 현수막 수를 고려하면 전체 배출량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재활용이 쉽지 않은 현실도 문제다. 선거용 현수막은 다양한 색상의 잉크가 쓰인다. 이 때문에 재활용 과정에서 이염 문제가 생긴다. 재활용 비용도 소각 비용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당수 현수막은 다시 쓰일 가능성을 갖고도 소각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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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창갯벌 인근에서 해양폐기물 수거 실제로 현장에 가서 해양폐기물 수거를 하면서 알게된 고창갯벌센터의 이야기 |
| ⓒ 홍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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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 시민행동 365, 정근식 후보와 함께 폐현수막 활용에 관한 논의. 폐현수막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논의 |
| ⓒ 정근식후보캠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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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현수막 모래주머니, 마대자루 제작비를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 |
| ⓒ 홍다경 |
그럼에도 이번 제안은 분명한 질문을 남긴다. 선거가 끝난 뒤 거리에서 사라지는 현수막은 어디로 가는가.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가. 왜 정치의 홍보물은 사용 뒤 책임까지 함께 논의되지 않는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문제를 단순한 미관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정치권과 행정기관의 책임도 크다. 정당과 후보자는 홍보물 총량을 줄이는 데 먼저 동참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선거 뒤 현수막을 일괄 수거해 재활용 업체나 필요한 기관에 연결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재사용 제품의 수요처를 찾고, 현수막이 다시 쓰일 수 있다는 인식을 넓혀야 한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현수막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사회에 비용을 남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폐기물이 된 현수막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 접근이다. 만들 때부터 줄이고, 남은 것은 쓸모 있는 자원으로 되살리는 구조가 필요하다. "청년들은, 나는 왜 현수막을 걷으려고 하는가"라는 물음은 그래서 개인의 캠페인을 넘어 정치와 행정, 시민사회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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