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에 거래된 서울 두 아파트, 20년 후 36억 차이
공동주택(아파트) 실거래 가격 통계는 2006년 1월 1일부터 도입돼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축적된 아파트 매매가 정보는 총 1063만 63건. 오마이뉴스는 3월 한달간 한국도시연구소와 공동으로, 대한민국 20년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을 진행했다. 1063만 건의 방대한 거래 데이터를 통해 지난 20년간 '아파트 주소'가 한국의 자산 격차를 얼마나 심화시켰는지를 들여다봤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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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집값 상승폭이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1% 올랐다. 2026.2.19 |
| ⓒ 연합뉴스 |
<오마이뉴스>는 한국도시연구소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 호당 매매가 20년치 자료를 활용해, 전국 아파트 단지 3만 4262개(면적별 구분)의 2006년과 2025년 실거래 평균 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20년간 쌓인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역별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 내에서도 자치구별 가격 격차가 심해지면서, 마치 주소에 따른 아파트 계급도가 굳어진 것처럼 보인다.
[우편번호 06***]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계급화 현상의 꼭대기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 있다. 지난 2006년, 압구정동(우편번호 06***)현대7차 아파트(245.2㎡)의 가격은 28억 3150만 원이었다. 당시 물가 기준, 웬만한 자산가들도 감당하기 벅찬 금액이었고, '너무 비싸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2006년 이후에도 오르고 또 올랐다. 2010년 43억 원, 2018년 46억 2500만 원, 2021년에는 80억 원을 돌파했다. 재건축 추진 소식이 들리며 가격 상승은 계속됐고, 2025년에는 130억 5000만 원이 됐다. 아파트 1채가 웬만한 중소기업 자본금 수준과 맞먹게 된 것이다. 20년간 102억 원, 1년에 5억 원꼴로 가격이 오른 이 아파트는 전국 아파트 3만 4262개 단지 가운데 상승금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전국을 통틀어 상승액 100억원 이 넘는 아파트는 이곳 뿐이었다.

20년 전이면 강서구 아파트 살 돈으로도 압구정동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2006년 당시 서울에선 10억 원대 아파트가 강남구를 비롯, 서초구와 강서구 등에도 있었다. 2006년, 압구정 현대3차 아파트(82㎡)가 11억 2526만 원일 때, 강서구(우편번호 07****) 등촌동 아이파크(165.8㎡)도 10억 9625만 원, 강서구 화곡동 우장산롯데캐슬(135㎡)도 10억 778만 원이었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115㎡)는 9억 5000만 원, 강남 권역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아파트(136㎡)는 13억 1500만 원이었다. 20년 뒤인 2025년, 5개 아파트들의 운명은 확연하게 갈렸다.
서초구 잠원동(우편번호 06***) 신반포 아파트는 2025년 평균 매매가가 59억 원으로 45억 원 상승했고, 압구정 현대 아파트도 39억 오른 50억 4333만 원이었다.
반면 강서구 등촌동과 화곡동 아파트 가격은 압구정 현대에 비하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나 다름없었다. 등촌동 아이파크의 2025년 평균 매매가는 13억 6980만 원, 화곡동 우장산롯데캐슬은 12억 9400만 원이었다. 2025년 기준으로 강서구 아파트가 최소 3채는 있어야 압구정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은 11억 오른 20억 5500만 원, 이 역시 강남 아파트 값의 절반 수준이었다.
[우편번호 08과 04의 차이] 2006년 마포와 금천 아파트 2억, 20년 뒤 역전
강남과 비강남만 나뉘는 것은 아니다. 비강남 지역에서도 어느 주소지냐에 따라 자산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06년 2억 원이면 강남을 제외한 서울 중심권역 아파트를 살 수 있었던 때였다. 서울 마포구(우편번호 04***)와 용산구를 비롯해, 금천구(우편번호 08***)에서도 2억원대 아파트가 있었다. 마포구 염리동 중앙하이츠(83.8㎡)는 2억 7785만원, 용산구 산천동 한강타운(59.7㎡)은 이보다 저렴한 1억 9752만원이었다. 이와 함께 금천구 독산동 금천현대(84.8㎡)도 2억 2084만원이었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다. 전국 아파트 3만 4262개 가운데 20년 전보다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는 558개로 나타났다. 경남과 경북, 충북 등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시와 용인시에서도 하락 단지들이 다수 포착됐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하락 아파트는 단 3곳에 불과했고, 강남구 소재 아파트는 단 1곳도 없었다.
경상남도 거제시(53***)의 경우, 아파트 94곳이 하락했다. 전국 시군구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로, 평균 하락액은 1493만 원으로 나타났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84.9㎡)는 2006년 1억7462만 원에서 2025년 1억1900만원으로 5562만 원 하락했고, 옥포동의 또다른 아파트(85㎡)도 2006년 1억 5700만 원에서 2025년 1억 100 만원으로 5600만 원이나 줄었다. 2006년 한때 서울 강북권과 비슷한 가격이었던 거제시 아파트들은 지역 내 제조업 불황 등과 맞물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상북도 구미시(60개)와 경남 진주시(33개), 경남 창원시(27개), 충남 천안시(22개), 경북 포항시(21개) 등도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들이 많았다.
경기도권에서도 하락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고양시는 70개 아파트가 하락했는데, 20년간 평균 하락액은 8606만원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189.7㎡)는 2006년 13억 8925만원이었다가 2025년 7억 7000만원으로 6억 1925만 원이나 하락했다. 하락액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는 정반대 극단에 있는 아파트들의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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