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3만 명 본 영화인데... 설 연휴 넷플릭스 공개돼 1위에 오른 한국 영화

<장손>

영화 <장손>이 설 연휴를 지나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극장 개봉 당시에는 대규모 마케팅 없이 조용히 상영됐던 작품이지만, 명절 시즌과 맞물리며 OTT에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기와 영화의 소재가 절묘하게 겹치며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손>은 오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2024년 9월 극장 개봉했다. 러닝타임 121분의 가족 드라마로, 제삿날 모인 김씨 집안 3대의 하루를 밀도 있게 따라간다. 가업으로 이어져 온 두부 공장을 둘러싼 상속 문제를 중심에 두고, 장손 성진이 “가업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눌려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성진 역은 강승호가 맡아 절제된 연기로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다. 가문의 책임을 당연하게 여기는 윗세대, 그리고 그 기대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랫세대 사이의 충돌은 격한 고함 대신 밥상 앞 침묵과 어긋난 시선으로 그려진다. 할머니 말녀 역의 손숙, 아버지 태근 역의 오만석 등 배우들의 앙상블은 한국 대가족의 공기를 사실적으로 완성한다.

이 작품은 상업적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누적 관객 수는 약 3만 명 수준. 그러나 평단의 평가는 달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파묘> <범죄도시4> <베테랑2> 등 흥행작을 제치고 <장손>을 그해 최고의 한국 영화로 꼽은 바 있다. 그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것들은 아직 눈을 뜨지 못한다”는 평으로 작품의 여운을 강조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제34회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로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장손>이 다시 화제가 된 이유는 ‘명절’이라는 타이밍으로 분석된다. 영화가 제사, 상속, 가부장적 위계, 남아선호사상, 돌봄의 책임 같은 주제를 정면으로 다뤘기 때문일 것이다. 오정민 감독은 “한때 미워했던 윗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객 반응 역시 극명하게 나뉜다. “지금 시대에 이런 집이 있나”라는 반응과 “우리 집 이야기인 줄 알았다”는 공감이 공존한다.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설 연휴는 가족 간의 반가움과 동시에 묵혀둔 갈등이 드러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장손>은 단순한 가족극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책임과 욕망을 스릴러처럼 파고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시점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 것으로 보인다.

극장에서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OTT에서는 새로운 관객을 만나고 있는 <장손>. 명절이라는 시의성과 맞물려 다시금 순위 상위권에 오른 이 영화가 설 연휴 이후에도 꾸준히 입소문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손
감독
출연
안민영,정재은,서현철,김시은,강태우,장지원,정조은,오정민,이진근,오정민,장영규,정중엽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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