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채 ETF] 종합채권 길고 초단기는 아쉽다…'중기종합채권'시대 개막

이규선 기자 2026. 5. 26. 10: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중기종합채권'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 무대로 본격 진출했다.

양극화됐던 국내 채권형 ETF 시장의 '미들급' 공백을 채우는 핵심 자산배분 수단이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PLUS)·미래에셋자산운용(TIGER)·NH-아문디자산운용(HANARO)은 이달 중순 잇따라 '중기종합채권(A- 이상)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잔존만기 3개월에서 5년 미만,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채권을 두루 편입하는 상품이다.

◇'바벨'형 채권 ETF 시장…빈 공간 채운 중기채

그간 국내 채권 ETF 시장은 자본차익을 노리는 국고채 장기물(스트립 등)과 파킹통장 용도의 초단기물로 뚜렷하게 양분되어 있었다.

시장에 전체 채권을 아우르는 종합채권 ETF가 존재하긴 했으나 개인 투자자의 자산배분용으로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만기가 0년부터 50년까지 넓게 퍼져있어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6~7년에 달하는 데다,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 매칭 등 특수한 수급 논리로 움직이는 국고채 30년물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초장기물은 '그들만의 리그' 성격이 짙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합채권 지수의 등락을 직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크레딧(회사채) 시장의 현실적인 유동성도 고려해야 했다.

신용등급 싱글A 이하 기업이 만기 5년 이상의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는 드물어, 실질적인 크레딧 유니버스는 5년 이내에 집중돼 있다. 초장기 구간은 국고채가 지배하고, 크레딧은 단기에 몰려 있는 셈이니 '종합'이라는 이름과 달리 시장을 고루 대표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렇다고 반대편 선택지인 초단기 채권 ETF가 대안이 되기도 어려웠다.

머니마켓 성격의 초단기물은 듀레이션이 극히 짧아 원금 손실 리스크는 거의 없지만, 금리 하락기에 자본차익을 누릴 여지도 사실상 없다. 파킹통장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던 것이다.

채권 투자를 자산배분의 한 축으로 삼으려는 투자자에게는 '너무 길거나, 너무 짧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시장이었던 셈이다.

◇기관의 핵심 벤치마크, ETF 옷 입고 리테일 '정조준'

새로 등판한 중기종합채권 지수는 잔존만기 3개월~5년 미만으로 유니버스를 압축해 국고채와 통안채, 은행채, 회사채를 고르게 편입한다.

이 구간은 공제회나 정책기금 등 국내 굵직한 기관 투자자들이 자산운용 지침상 핵심 벤치마크(BM)로 삼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다.

고영서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이 구간을 추종하는 기관 자금만 수십조 원대에 달한다"며 "이미 사모펀드 비히클을 통해 투자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ETF 시장으로의 확장은 이 거대한 기관 수요를 품는 동시에 개인 투자자에게도 문턱을 낮췄다.

기관 입장에서는 사모펀드 대비 설정·환매에 따른 기준가 충격이 작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가령 1천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에서 500억 원의 환매가 발생하면 변동성이 크지만, 조 단위로 굴러가는 ETF라면 시장 충격 없이 유동성공급자(LP)를 통해 장중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호재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안전자산 의무편입 비중(30%)을 채울 훌륭한 대안으로 중기채 ETF가 부상하고 있다.

◇채권 변동성 극대화…금리 매력은 오히려 커져

이들 상품이 상장한 이달 중순은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한 격변기였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7% 성장하며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았고, 영국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18bp 이상 폭등하는 등 대외 충격이 겹치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년 반 만에 4%를 재돌파하기도 했다.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국면 속에 단기 회사채형 공모펀드에서는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다만 자산운용업계는 높아진 '절대금리' 레벨에 주목하고 있다. 이자 수익(캐리) 매력이 충분해진 만큼 펀드 자금 재유입 시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다. 현재 이들 ETF의 기대 만기수익률(YTM)은 최대 연 4%대 중반에 달한다.

김선동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실현한 개인 투자자들이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기에 최적의 상품"이라며 "1~2년의 투자 시계를 가진 고객이라면 현재 금리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 5파전으로 판 커진 중기채 시장…액티브 '알파' 경쟁

중기종합채권 ETF 시장은 기존에 'AA- 이상' 우량물 중심으로 상품을 운용하던 IBK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에 이어 이번 신규 3사가 유니버스를 'A- 이상'으로 넓히며 총 5개 상품의 격전지로 변모했다.

총보수는 한화 PLUS와 미래에셋 TIGER가 연 6bp, NH-아문디 HANARO와 신한 SOL이 연 5bp, IBK가 연 4.1bp로 책정됐다.

초기 작은 규모로 시작해 현재 1조 원대 매머드급으로 성장한 종합채권 ETF처럼, 중기종합채권 ETF 역시 채권형 ETF 시장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TF 시장[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opyright © YONHAPINFOM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