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치매인지 확인하는 법… '이것' 기억하세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삶의 질을 훼손하고 가족에게도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3’에 따르면 2024년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약 100만 명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 환자도 늘어 2040년에는 약 226만 명, 2060년에는 약 3039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치매는 초기에 건망증과 증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부정적 인식 때문에 증상을 외면하고 회피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부모님은 물론 가족의 치매 위험 요인을 잘 살피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매는 뇌의 손상으로 언어, 기억, 학습, 판단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등이 있으며 젊은 연령대의 경우 교통사고 등으로 두부외상을 입은 후 초로성 치매가 생기기도 한다.
치매의 가장 흔한 증상이 기억력 저하다 보니 자칫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치매는 기억력 외에도 언어나 판단 능력, 계산능력,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기분과 성격,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노년층 치매 환자의 경우 운동 기능이 저하돼 낙상 등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이들의 실종 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또 비교적 젊은 나이에 겪는 초로기 치매의 경우 생산 활동을 수행하는 연령대에 나타나기 때문에 치매 때문에 일상 생활이 힘들어지면 피부양자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또 노년기 치매에 비해 사회적 안전망이 미비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나 가족이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다.
치매는 완치를 위한 약이 아직 없어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초기 증상이 미미해서 알아보기 쉽지 않지만 가족이나 주변인이 관심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자세히 살피면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기억력이나 계산능력이 떨어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어머니가 만든 음식 맛이 갑자기 변했다면 치매로 후각과 미각이 떨어져 음식의 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집안일이 서툴러지거나 낮잠이 많아지는 경우, 예전과 달리 참을성이 없어지고 화를 잘 내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의심이 많아지는 것도 초기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가까운 병원이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선별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판정된다면 환자 개인의 치료와는 별도로 가족 간 적극적인 소통과 지지도 꼭 필요하다.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피하거나 제거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위험인자로는 뇌 손상이 2.4배로 가장 높고, 음주가 2.2배, 운동 부족 1.8배, 흡연 1.6배, 비만 1.6배 등 순이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기본이며 40대 이후로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하고, 위험인자가 있다면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또 중앙치매센터의 ‘치매체크’ 앱을 활용해 가족과 함께 자가 진단을 해보는 것도 좋다.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면 인지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카드 맞추기, 숨은 그림 찾기, 단어 연결 퀴즈 등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보드게임, 퍼즐 맞추기, 블록 쌓기 등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낱말 맞추기 게임이나 주어진 주제나 단어를 이용한 이야기 만들기 게임 등은 언어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가족과 산책이나 걷기 등 신체활동을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정훈 센터장은 “치매 환자의 경우 치매 증상을 부정하거나 혼자 해결하려 하고, 다른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사회적인 고립감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숨기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족이나 주변인과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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