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0년 비전향 ‘통일애국투사’ 호칭서도 ‘통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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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가적 영웅 취급을 받는 비전향 장기수의 공식 호칭에서 '통일애국투사'에서 '통일'을 뺐다.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하면서 집요하게 '통일'의 흔적을 지워왔는데, 비전향 장기수의 명칭도 같은 이유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5월 비전향 장기수 한장호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면서, 그를 통일애국투사로 칭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를 통일애국투사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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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가적 영웅 취급을 받는 비전향 장기수의 공식 호칭에서 ‘통일애국투사’에서 ‘통일’을 뺐다.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하면서 집요하게 ‘통일’의 흔적을 지워왔는데, 비전향 장기수의 명칭도 같은 이유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 위원장은 남한에서 30년 가까운 수감생활 끝에 2000년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 리재룡에게 80세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비전향 장기수는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남한 감옥에서 장기간 생활한 남파 간첩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리재룡은 1944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난 남한 어부 출신이다. 1967년 조업 중 북한에 넘어갔다가 잔류했다. 그는 남파 공작원 교육을 받고 1970년 대구에 왔다가 19일 만에 체포됐다. 리재룡은 2000년 다시 북한으로 송환됐다.
노동신문은 “불굴의 애국투사들을 끝없이 아끼고 내세워주시며 대해 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여든번째 생일을 맞이한 리재룡 동지에게 지난 2일 은정 어린 생일상을 보내주시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조국의 품에 안긴 리재룡 동지가 사회주의 혜택 속에 건강하여 애국투사로서의 삶을 영원히 빛내가도록 극진히 보살펴줬다”라면서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의 대표로, 특별손님으로 불러주고 끝없는 영광을 거듭 안겨줬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비전향 장기수 한장호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면서, 그를 통일애국투사로 칭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를 통일애국투사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난 8월에는 비전향 장기수 박완규를 애국투사라고 언급한 데 이어, 리재룡도 같은 호칭으로 불렀다. 올해 들어 통일이라는 단어를 빼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은 집요하게 ‘통일 지우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통일전선부 명칭을 당 중앙위 10국으로 변경하고, 공공기관·대외선전매체 홈페이지에서 남한이나 통일을 연상시키는 내용 등을 지웠다. 특히 선대의 유훈이 담긴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도 철거했다.
오는 7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는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이 ‘평화 통일’, ‘민족 대단결’ 같은 표현을 없애고 ‘해상 국경선’ 규정을 반영한 개헌을 예고한 만큼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도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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