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도시바·인텔처럼 될라’ 전직 장관들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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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위기설과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이 기술 추격을 해오는 가운데 향후 인공지능(AI)과 항공 우주 등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별대담에는 이윤호 전 장관 등 전직 산업부 장관 4명과 이종호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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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전환기 정부 지원 필수적
위기설 삼성엔 “긴장도 떨어져”
“한국의 D램 기술은 향후 5년 내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
“삼성전자가 D램 성공에 오랫동안 머무르며 조직 긴장도가 많이 떨어진 듯하다.”(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삼성전자 위기설과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이 기술 추격을 해오는 가운데 향후 인공지능(AI)과 항공 우주 등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직 반도체 산업 관련 장관·전문가들은 14일 민간 기업은 새로운 기술 전환이 시급하며 정부는 직접 보조금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날 여의도 FKI타워에서 역대 산업부 장관 등을 초청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짚어보는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 미래와 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한 황 교수는 D램이 한계에 달하고 있어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현재 D램과 낸드 시장에서 중국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와 YMTC(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올해 1분기에 이미 10%, 13%에 달했다”며 “아직은 이들이 서방 세계에 수출을 하지 못하기에 중국 내수에 기반하고 있지만 문제는 미국의 대중 규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대담에는 이윤호 전 장관 등 전직 산업부 장관 4명과 이종호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전 장관은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기술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는 한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 됐다”며 “기술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직접 보조금을 주는 것에 대해 대기업에 대한 혜택이라고 비칠까 봐 조심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윤모 전 장관은 “반도체 산업 대전환기에는 우선 잘할 수 있는 걸 잘해야 한다”면서 “지난 30년간 잘해온 메모리 분야에서 핵심적 능력을 가지고 생산성에 있어서 초격차를 확보하면서 이와 동시에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팹리스 부분에 대해서는 공급망 안정화할 수 있는 기본 방향부터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전 장관은 “국가 안보에서 중요한 게 식량·식수·전기에너지”라며 “산학연 협력을 통해 AI의 엄청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저전력 반도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위기설이 도는 삼성전자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창양 전 장관은 “삼성은 개방적인 혁신 노력을 뜻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취약해 보인다”며 “선두에 선 기업은 향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경영에 대한 안테나가 필요하다. 삼성은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경쟁 기업을 관찰하고 좋은 기술이 있으면 받아들이거나 인수·합병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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