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없다"해도, 장소 못구해도..국회밖 길거리 출마한 박지현

김준영 2022. 7. 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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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8ㆍ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월 입당한 그는 ‘권리당원 6개월 유지’라는 피선거권 취득 조건을 채우지 못해 당 지도부로부터 ‘출마 불허’를 받았지만, 결국 강행했다. 그가 비판해온 이재명 의원은 이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지현 “썩은 곳 도려내겠다”…지도부 “후보 등록 반려할 듯”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잘 챙기고 위기를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저 박지현이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 난 곳은 메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선 “청년ㆍ서민ㆍ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아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졌다”며 “그런데도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정치 선배들에게 아름다운 용퇴를 설득하겠다”, “100만 청년을 결집하겠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당원은 윤리위 징계뿐만 아니라 형사 고발도 병행하겠다”, “조국의 강을 반드시 건너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본인의 피선거권 자격 미달과 관련해선 “당이 제 후보 등록을 반려할 명목이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포부와 달리 공식 후보 등록은 좌절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그의 출마 자격이 없다고 수차례 확인한 당 지도부는 이날도 “원칙에 따라 후보 등록을 반려할 가능성이 크다”(신현영 대변인)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박지현의 청년 정치가 본인만 예외 해달라는 아집으로 비치지 않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당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내 여론도 싸늘하다. 당초 박 전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대관을 해주는 국회의원이 없어 국회 경내 분수대 앞으로 회견 장소를 바꿨다. 그런데 이마저 ‘국회 경내에서는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회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아 결국 국회 밖 길거리에서 하게 됐다. 169명 의원 중 그의 옆자리에 서 줄 우군이 단 한명도 없었다.

그의 출마 선언 후 당내에선 “우기면 된다는 오만의 보여주기 쇼”(김민석 의원, 페이스북), “그릇된 오기만으로는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장경태 의원, 페이스북)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박 전 위원장을 응원해온 이원욱 의원조차 “출마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재명 출마 공식화…8인 당권 레이스 시작


박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 출마는 접는 것이 좋다”고 말한 이재명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날짜를 공지했다. 오는 17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이재명 불가론’을 의식한 듯 “책임(을 지는 방법)은 회피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출마 선언 키워드는 민생경제 회복과 당내 통합, 정치개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선 기자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이 의원이 출마하면 나도 출마한다”는 이낙연계 좌장 설훈 의원까지 합하면 당권 레이스는 총 8명으로 시작된다. 설 의원은 이날 이 의원의 공지 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17일 오후 2시에 한다니, 나는 오후 3시에 출마 선언하겠다”고 밝힌 후 실제 “오후 3시 출마 선언하겠다”는 공지를 냈다.

정식 후보 등록은 오는 17~18일 이틀간 진행된다. 당 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 선거인단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오는 28일 3명으로 추려진다. 현재 계파별 구도는 이재명 의원과 97세대(강병원ㆍ강훈식ㆍ박용진ㆍ박주민 의원), 86세대(김민석 의원), 이낙연계(설 의원), 원외 청년(이 전 최고위원)의 대결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선거로 불리는 만큼, 당 대표 예비경선은 1위보단 2ㆍ3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선 이 의원에 맞서 비이재명(비명)계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97주자 중 친명계 박주민 의원을 제외하곤 본선 단일화에 긍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대 비명계’의 계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는 8·28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최고위원 선거는 시작부터 ‘친명계 대 비명계’ 구도가 뚜렷하다. 이 의원 러닝메이트를 자임한 박찬대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ㆍ서영교ㆍ장경태ㆍ양이원영ㆍ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친명계 후보다. 이에 맞서 송갑석ㆍ고민정ㆍ윤영찬ㆍ고영인 의원이 비명계 주자로 나왔다. 이외 계파색이 옅은 청년 출마자인 권지웅 전 비대위원, 박영훈 전 전국대학생위원장, 김지수 그린벨트 공동위원장까지 합하면 총 13명이 선거를 치른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 선거인단 100% 투표로 진행해 8명으로 추린 후 본선에선 최종 5명을 선출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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