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80년 전 일본 같다” vs “피해자인 척 말라”

최예슬 2024. 10. 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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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의 대표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비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엑스(X·구 트위터)에는 "피해자를 연기하지 말라. 일본이 고문한 전쟁 포로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에 의해 살해당하고 인질로 잡힌 유대인 아이들은 어떠한가" "일본은 당시 악질이었고 전쟁을 끝내길 거부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 것" "가자지구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공격국이었고, 그들은 우월한 군대에 패배했다" "노벨상을 받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주최 측을 부끄럽게 하는 일"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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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위원. AP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의 대표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비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이 발표된 후 지난 11일 도쿄에서 기자들 앞에 나선 미마키 도시유키 피단협 대표위원은 원자폭탄 생존자 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에 대해 기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피를 흘리는 어린이들을 상상하며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자지구 아이들이 피를 흘리며 구금돼있다. 마치 80년 전 일본과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논란이 불거졌다. “전범국가인 일본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엑스(X·구 트위터)에는 “피해자를 연기하지 말라. 일본이 고문한 전쟁 포로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에 의해 살해당하고 인질로 잡힌 유대인 아이들은 어떠한가” “일본은 당시 악질이었고 전쟁을 끝내길 거부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 것” “가자지구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공격국이었고, 그들은 우월한 군대에 패배했다” “노벨상을 받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주최 측을 부끄럽게 하는 일”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또 “일본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원자폭탄의 죽음과 파괴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랍인들이 4만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과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 “누구든지 가자지구 사태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 폭탄을 비교하는 사람은 멍청하다” “일본이 폭탄을 맞은 건 그들이 침략국에서 강간, 살인, 고문 등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80년 전 일본 제국주의가 뭘 했는지 말해보라” 등의 반응도 있었다.

미마키 위원의 비유에 대해 주일 이스라엘 대사도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것”이라며 “역사를 왜곡하고 (이스라엘) 피해자를 불명예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피단협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1956년 결성된 뒤 원폭 생존자 입장에서 핵무기 폐기를 세계에 호소해왔다. 1942년에 태어난 미마키 위원은 세 살 때 히로시마에서 피폭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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