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생필품을 '그냥드림'

‘그냥드림’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복지사업입니다. 현장 지원을 넘어 상담과 연계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필요한 제도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먹거리·생필품 필요하면
‘그냥드림’ 찾으세요
서울 성동구 행당 제1동 주민센터 앞 옹달샘(주민자치 사랑방)에서는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그냥드림’을 진행한다. 사진 C영상미디어

2025년 12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 제1동 주민센터 앞 옹달샘(주민자치 사랑방). 주민들이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구민이라면 누구나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식료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그냥드림’ 현장입니다. 라면, 즉석밥, 조미김, 참치 통조림 등 기본 식료품이 담긴 ‘그냥드림 패키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품을 받은 성동구 주민A 씨는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며 “별도 절차 없이 바로 물품을 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이용자가 늘면서 현장은 분주해졌습니다.

직원들은 신분증과 거주지를 확인한 뒤 ‘그냥드림 패키지’와 함께 복지 서비스 안내 팸플릿을 건네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찾아달라”고 안내했습니다. 주민 B씨는 “그냥 물품만 주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복지 지원 관련 정보도 알려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 1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사랑나눔푸드뱅크·마켓 1호점. 이곳도 주민들의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영등포구에 살고 있는 C씨는 “정부의 민생 지원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며 “일상이 회복된다는 점에서 그냥드림은 또 다른 민생회복 소비쿠폰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냥드림’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2025년 12월 1일부터 시행한 시범사업입니다. 현재 전국 107곳(1월 29일 기준)에서 운영 중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라면 주민등록상 주소지(시·군·구) 기준 기초자치단체에서 별도의 신청 없이 1인당 최대 2만 원 한도 내에서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당시 경기도가 추진했던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 코너’를 모델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성남·평택·광명 등 3개 지역에서 시작해 도내 31개 시·군으로 확대되며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복지사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복지부는 오는 4월까지 시범사업을 운영한 뒤 성과를 분석해 5월부터 본사업으로 전환하고 2027년부터는 전국 단위로 확대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냥드림 신청방법

복지 서비스 연계가 가장 중요

“그냥드림을 매개로 복지 사각지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동구에서 ‘그냥드림’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성동구청 복지정책과 박윤미 주무관은 현장을 찾는 주민들의 반응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살핍니다. 처음 방문한 주민들이 긴장하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먼저 말을 건네고, 물품을 전달하기 전 “어떻게 그냥드림을 찾아오게 됐는지”, “현재 지원받는 복지 서비스가 있는지”, “일상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등을 묻습니다.

단순한 안부를 묻는 것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지 사각지대란 공적 지원이 필요함에도 제도권의 도움을 받지 못했거나 지원을 받고 있더라도 그 수준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박 주무관은 “그냥드림을 찾는 구민들 가운데는 본인이 복지 서비스 지원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물품을 제공하기에 앞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감은 그냥드림 사업에 홍보로도 이어집니다. 23년째 성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D씨는 “그냥드림을 찾았다가 구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안내받고 내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됐다”며 “아직 그냥드림을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에게도 적극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동구청 이진영 복지정책과장은 “그냥드림 이용자 가운데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며 “고령층은 스마트폰 등 온라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민 소개를 통해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냥드림 이용자에게 주변 지인들에게 사업을 알릴 것을 권하고 있다”며 “실제로도 입소문을 통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앞으로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홍보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냥드림은 여러 차례 이용이 가능하지만 이용 횟수에 따라 적용되는 조건은 달라집니다. 영등포구청 복지정책과 곽근호 주무관은 “그냥드림은 2회 차 이용부터 기본 상담을 전제로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상담을 거부하더라도 이용 자체는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3회 차 이상 이용을 희망할 경우에는 읍·면·동 맞춤형 복지 상담을 반드시 완료해야 합니다. 주민센터 전담팀이 해당 가구를 직접 방문해 상담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줍니다. 곽 주무관은 “상담 결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각 사업장 이용한도 내에서 월 1회 등 정기적으로 그냥드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기자가 많아 즉시 물품 지원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용자 동의를 받아 ‘서비스 이용신청서’와 ‘대기자 명부’를 작성합니다. 물품이 확보되면 순번에 따라 다른 이용자보다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영등포구 복지정책과 곽근호 주무관(왼쪽)과 영등포구 사랑나눔푸드뱅크·마켓 1호점 성정환 점장이 그냥드림 패키지를 들고 있다. 사진 백재호 기자
전국 그냥드림 현장에서는 식료품(라면, 즉석 밥, 조미김, 참치 통조림 등)을 지원한다. 해당 현장은 성동구에서 진행하는 그냥드림의 모습. 사진 C영상미디어

시민·기업 후원 도미노 효과

그냥드림 사업에 이용자 제한이 없다 보니 사업 효과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영등포구 사랑나눔푸드뱅크·마켓 1호점 성정환 점장은 “사업 시행 초기에는 지원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이용자도 있었지만 이 경우 사업 취지와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면 오히려 물품을 기부하거나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등포구는 코로나19 시기 그냥드림과 비슷한 ‘영원(0원)마켓’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그걸 기억하는 구민들이 그냥드림 사업에 대해서도 쉽게 공감하는 것 같다”며 “그냥드림 역시 목적과 취지가 더욱 분명하게 전달된다면 우리 사회에 온기를 더하는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업들의 그냥드림 후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2025년 12월 19일 한국청과주식회사와 기본 먹거리, 생필품 지원을 골자로 한 그냥드림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앞서 11월 20일 복지부·신한금융그룹·사회복지공동모금회·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체결한 4자 업무협약에 이은 두 번째 민간기업 참여 사례입니다. 협약에 따라 신한금융그룹은 3년간 총 45억 원을, 한국청과주식회사는 2026년 한 해 동안 총 2억 원을 지원합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업 수행기관 모집과 먹거리 배분 등 사업 전반의 운영을 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