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괴담 사라진 성주참외 대박…6200억 역대 최고 매출 찍었다

김정석 2024. 9. 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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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의 특산물인 성주참외. 사진 성주군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 성주군 참외 농가가 지난해(6014억원)에 이어 올해도 매출 62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궂은 날씨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성주참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 추진 이후 등장한 '전자파 괴담'을 극복하고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30일 성주군에 따르면 올해 성주참외 소득 행정조사 결과 조수입 6200억원, 생산량 18만t, 억대 농가 188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성주참외 조수입 역대 최고 수치다.


많은 봄비 내렸지만 재해대응 빛발해


성주참외는 지난 1~3월 강우량이 평년보다 크게 늘고 일조 부족 등 이상기후로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다. 당시 경북도가 성주 지역 참외 공판장 5곳의 참외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출하량은 349만8850㎏으로 최근 7년(2017~2023) 평균인 379만7580㎏보다 7.9%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2월 하반기 수확량(90만9550㎏)은 7년 평균 출하량(114만3222㎏)보다 20.8% 적었다.
지난 4월 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읍 한 참외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참외꽃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하지만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참외 생육에 적합해지고 성주군이 재해대응에 나서면서 생산도 회복됐다. 또 참외시설현대화에 연간 100억원 이상 지원을 하는 것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확대 도입, 참외 저급과 수매시스템 정착, 지역농협·성주조합공동사업법인의 홍보전도 한몫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성주참외 조수입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행정·생산자·유통 등 민‧관의 단합된 노력 덕분”이라며 “이상기후‧고령화‧농업인구 감소 등 농업‧농촌 환경 변화에 잘 대응해 성주참외 조수입 7000억원, 농업소득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자파 참외' 괴담에도 세계적 명성


한편 성주가 세계적인 참외 생산지가 된 것은 적합한 재배 조건을 갖고 있어서다. 참외산학연협력단 관계자는 “경북 성주는 기상재해가 적고 겨울철 안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은 참외가 생산된다”라고 설명했다.
경북 성주군 한 참외 비닐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참외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 성주군
성주참외 맛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얽힌 일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느 날 참외를 먹다가 “이 참외가 유별난데 어디서 온 참외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가리킨 참외는 바로 성주의 한 농가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운영하던 골프장에 납품하던 참외였다.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경북에서 재배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문 끝에 그 참외를 재배한 농민을 1976년 청와대에 초청하기까지 했다.

이런 성주참외는 2016년 사드 배치 추진 이후 ‘전자파 참외’ 괴담으로 시련을 겪었다. 당시 매출은 전년 대비 300억원 이상 떨어지면서 371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성주기지 전자파가 기준치의 600분의 1로 무해하다는 게 입증되자 괴담은 사라졌다. 사드 반대를 외치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시위하던 시민단체도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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