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포스트 구기성 기자]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의 첨단 중대형 항공기 A350-900 1·2호기를 오는 27일 일본 오사카·후쿠오카 노선에 첫 투입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A350 1호기(HL8598)는 인천-오사카 노선을 왕복한다. 첫 운항은 27일 오전 인천을 출발하는 KE723편이며 매일 두 차례 오갈 예정이다. 2호기(HL8597)는 같은 날 오후 인천에서 출발하는 후쿠오카행 KE789편으로 매일 한 차례 왕복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단거리 노선인 일본 왕복 운항을 시작으로 올해 하계시즌 타이베이, 하반기 스페인 마드리드·이탈리아 로마 등 국제선 중장거리 노선에도 A350-900을 내보낼 계획이다.
A350-900은 에어버스의 첨단 기술을 집약한 장거리 광동체(통로 2개 이상의 기체) 항공기다. 동체는 길이 66.89m, 높이 17.05m로 동급 기종 대비 넓고 천장이 높다. 최장 운항 거리는 1만2,000㎞ 이상으로 유럽 전 지역과 미주 서부, 뉴욕 등 동부 주요 도시까지 직항이 가능하다.
A350-900은 차세대 친환경·고효율 항공기로 꼽힌다. 초대형 여객기 A380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을 40% 가량 개선했다. 에어버스 최초로 항공기 동체에 탄소복합소재를 50% 이상 채택해 기체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엔진은 롤스로이스(RR)의 트렌트 XWB(Trent Extra Wide Body)를 탑재했다.
동급 기종보다 적은 탄소를 배출하고 연료 효율이 높은 항공기인 만큼 대한항공의 ESG 경영 방침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중대형기인 A350-900을 도입함으로써 최근 늘어나는 여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가장 진보된 항공기로 평가받는다. 생체모방형 방식을 항공기에 적용한 가변형 날개(Morphing wings)를 장착했다. 공기저항을 덜 받아 동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2~3분 주기로 기내 공기가 외부로 교체되며 기내 공기 순환에 헤파필터를 설치해 장시간 비행에도 깨끗한 공기를 유지한다. 기내 습도는 기존 중대형 여객기 대비 5% 향상됐으며 기내 소음은 4~6㏈ 개선됐다. 기내 기압은 최고 6,000ft 상공 수준을 초과하지 않게 조절돼 쾌적한 탑승 환경을 제공한다.
승객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대한항공 A350-900 좌석은 프레스티지클래스 28석, 이코노미클래스 283석 등 총 311석으로 배치했다. 프레스티지는 좌석을 엇갈리게 배치한 1-2-1 지그재그 배열로 옆 좌석 간섭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좌석 너비는 56㎝이며 침대 모드로 변형 시 195.5㎝까지 늘어난다.
이코노미 좌석은 3-3-3 배열로 슬림시트를 장착해 넓은 좌석 간격을 지원한다. 좌석 간 거리는 81~83㎝이며, 좌석 너비는 45㎝다.
고객 취향과 편의를 고려한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레스티지클래스는 18.5인치 디스플레이와 프리미엄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리모컨으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이코노미의 경우 파나소닉의 eX3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영화, 음악, TV 프로그램 등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선사한다.
대한항공은 A350-900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배테랑 운항승무원을 별도로 선발했다. 이들은 A380과 A330, A321 등 에어버스 주요 기종과 보잉 대형기 운항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다. 지난해 7월부터 약 6개월간 싱가포르에 위치한 에어버스의 '아시아 트레이닝 센터(AATC: Airbus Asia Training Center)'에서 수준 높은 훈련을 받았다. 교관 요원도 양성해 향후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A350 계열 항공기 운항승무원을 체계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A350 정비 전담반도 꾸려 빈틈없는 정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전담반을 대상으로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승인한 기종 교육 과정을 세 차례 진행했고, 올해부터는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A350 정비사를 양성한다는 복안이다. 대한항공은 A350 기종에 적용된 RR 트렌트 XWB 엔진을 정비하기 위해 엔진 제작사와 정비 관련 권한도 협의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직접 설계 및 제작한 카고 도어(Cargo Door를 A350-900에 공급한다. 카고 도어는 위치에 따라 전방(Fwd), 후방(Aft), 벌크(Bulk) 등 3개의 도어로 구성돼 있다. 카고 도어는 운항 안정성과 직결되는 동체 부분의 주요 구조물로 개발 및 제작에 고도의 정밀성과 기술력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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