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원 자가면역치료제 '스텔라라' 시장...'K-시밀러'가 도전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전하는 가운데, 특허 만료가 임박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 200억달러(약 28조원)가 넘는 스텔라라 시장에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기존 바이오시밀러 업체뿐 아니라 전통 제약사인 동아에스티까지 가세했다.
스텔라라는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메디슨(구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건선·건선성 관절염·크론병·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한다. 스텔라라의 주성분인 우스테키누맙 의약품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3억2300만달러였는데, 스텔라라는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인 108억5800만달러(약 15조원)의 판매고를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지난해 9월 스텔라라의 미국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전세계에서 바이오시밀러 출시 경쟁이 불붙었다. 이미 유럽에서는 각종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고, 미국에서도 내년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선보인다. 이에 스텔라라의 매출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스텔라라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현재 5가지 제품이 미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피즈치바), 동아에스티(이뮬도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스테키마)도 지난해 6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암젠(웨즐라나), 아이슬란드 알보텍(셀라스디), 독일 프레지니우스카비(오툴피) 등이 FDA 승인을 받았다.
이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이는 건 웨즐라나다. 지난해 11월 FDA 승인을 받으면서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허가받았고, 내년 1월 1일 시장에 출시된다. 이어서 2월 22일 피즈치바, 5월 15일 이뮬도사 등 다른 바이오시밀러들도 대부분 내년 2~5월 중 출시된다.
국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웨즐라나에 비해서는 더 늦게 미국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제약 시장의 복잡한 유통 과정을 고려하면 '선출시' 보다 '출시 이후 시장 접근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출시가 늦더라도 미국 내 의약품 유통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먼저 등재되면 얼마든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무려 10종의 바이오시밀러가 경쟁 중인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가 1%의 시장점유율로 바닥을 기는 반면, 출시가 늦었던 산도즈의 하이리모즈가 15%의 시장점유율을 보인다. 산도즈가 PBM과 직접 손을 잡는 데 성공하면서 암제비타를 따돌리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역시 출시가 늦더라도 신속한 PBM 등재에 성공할 경우 미국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기대한다.
한편,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은 후속 오리지널 의약품과도 미국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스텔라라 개발사인 J&J는 동일 기전의 후속 약물인 트렘피어를 밀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이 31억4700만달러(약 4조1920억원) 수준으로 아직 스텔라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애브비가 스텔라라와 동일한 기전으로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 스카이리치는 지난해 매출 77억6300만달러(약 10조7129억원)로 전년 대비 50%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일라이릴리의 옴보도 스텔라라 대비 크론병 환자에게 더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신약이 더 우수한 효능을 보일 경우 기존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기존 의약품은 안전성이 장기간 입증된 만큼 이 수요도 여전히 견고하다"며 "우리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품질이 오리지널만큼 안전하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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