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돌봄 현장에 남성 요양보호사가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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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경 기자]
나는 경기권 한 지역에 올해 문을 연 요양원에서 시설장을 맡고 있다. 그렇게 지난 6개월 가량 시설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 요양원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국의 요양원과 재가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요양보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보통 요양보호사는, 즉 돌봄노동은 거의 여자들이 일하는 분야라는 인식이 있었다. 국가 통계상으로도 전체 요양보호사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남자 요양보호사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조선일보> 최근 보도 ('요양보호사 불렀더니 5060 남자가 왔다')에 따르면 남성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 수가 2020년 17만7051명에서 지난 7월 30만4724명으로 72% 증가했단다.
특히 이전에는 경비원, 택시, 건설, 택배 업무를 알아보던 5060 남성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요양업계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관련 기사: 늘어나는 남성 요양보호사, '은퇴 5060' 유입 효과? https://omn.kr/2aduj ).
▲ 5060 남자 요양보호사들이 늘고 있다 |
ⓒ pixabay |
몸이 아픈 어머니 등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가 취업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분들은 아내가 먼저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다가 같이 자격증을 취득하자고 격려해서 요양보호사가 되었다고 했다.
아내가 대신 요양원에 전화를 해서, 혹시 남자도 요양보호사 채용을 하느냐며, 남편이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채용 공고에 대한 문의를 해온 적도 했다.
돌봄노동에 익숙하지 않은 어려움... 환자들이 낯설어 하기도
그런데 남자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고충도 있다. 요양원에 있는 여자 어르신들은 옛날 분이라 그런지 남자 요양보호사를 어색해하거나 때로는 남자라고 케어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 일을 할 때 적응하기 어렵다거나, 많은 여자 요양보호사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은 분도 있었다. 아무래도 집안일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인지 식사 보조, 세안, 양치, 목욕 보조 등 기본적인 케어 업무를 어려워하기도 했다.
실제 요양원에서 일하던 남자 요양보호사 선생님 중에, 다른 남자 선생님보다 어르신들에게 더 부드럽게 다가가기를 잘 하는 분이 있었다. 강사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음악이나 미술 프로그램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어르신들을 도와주셨다. 이런 프로그램 시간에 어르신들은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1시간 정도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는데도 거기에 같이 참여하기 힘들어하는 요양보호사들도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즐겁게 잘 참여하고 어르신들과 잘 어울리는 것은 이 분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누군가를 씻기고 돌보는 등 케어 업무를 할 때 유독 서툴고 손이 느리다보니, 여자 요양보호사들 사이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 선생님은 몇 달 동안 적응하려 애쓰셨지만 결국은 그만두게 되었다.
▲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어르신들도 남자 요양보호사들이 부드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달라지는 모습이다.(자료사진) |
ⓒ vladsargu on Unsplash |
이렇게 남성 요양보호사가 증가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남자들도 돌봄 업무를 잘 할 수 있다는 인식 변화가 생긴 듯하다. 또,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가지고 싶다는 요구도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과 취업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 요양보호사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60대에 은퇴하더라도 10~20년 이상 일을 더 할 수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우울한데 일을 할 수 있어 가족들에게도 당당하고 스스로도 좋다고 한다. 잦은 이직과 사직으로 인력이 부족한 요양 업계에 남성 요양보호사들이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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