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주 홀대 월덱스 오너 반대합시다"…VIP운용, 사상 첫 공개 표대결
월덱스 '주주 홀대 행보' 제동 예고
오너일가, 연봉 확보용 '쪼개기 상정' 꼼수
전자·서면투표 배제…기관·개인 주주 참여 막아

국내 대표 가치투자 운용사인 VIP자산운용이 사상 처음으로 공개적인 표 대결에 나선다. 반도체 식각용 부품업체 월덱스가 최대주주의 이익은 적극적으로 챙기는 한편 일반 주주는 의결권 행사조차 사실상 막는 행보에 참다못해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운용은 오는 29일 개최되는 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이사 보수 안건에 반대하고,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도 나선다. 지난 9일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바꾼 이후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한 셈이다. VIP운용은 월덱스 지분 15.64%를 가진 2대 주주다.
그간 VIP운용은 투자한 기업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함께 성장을 이끌고 주주가치를 올리는 온건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월덱스의 경우는 다르다. 월덱스는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낮은 배당성향과 과도한 임원 보수를 고수했다. VIP운용이 경영진과 최대주주 측에 여러 차례 의견을 건넸음에도 오히려 의도적으로 주주가치를 내리는 행보를 보이자 긴급히 방어에 나섰다.
"자식들 연봉이라도"…부결된 안건 '쪼개기 상정'월덱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높이는 안건을 올렸지만 부결(찬성 30.8%, 반대 69.2%)됐다. 이에 월덱스는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총에 이 안건을 다시 상정했다. 보수한도를 수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대표이사 제외 이사'와 '대표이사'로 나누는 '꼼수'를 활용했다. 상법상 최대주주인 배종식 월덱스 대표는 자신의 보수 안건에 대해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안건을 분리해 사내이사인 두 자녀(배영수·배기화)의 보수 상향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월덱스는 3년 연속 이사 보수한도를 70억원으로 유지했으나 실제 집행률은 3년 평균 28.1%에 그쳤다. 한도와 집행 간 격차가 크다 보니 회사는 주주의 추가 동의 없이도 2024년 21.1%, 2025년 13.6% 등 매년 보수를 두 자릿수 비율로 올렸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소폭 꺾였음에도 배 대표의 성과급은 오히려 36.8% 늘렸다. VIP운용 측은 "국민연금도 과도한 보수한도 설정은 반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월덱스의 이사 1인당 보수한도는 동종업계의 4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월덱스는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실리콘 전극과 링 등을 제조·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반도체 공정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따른 환경에서도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 21.3%, 자기자본이익률(ROE) 22.7% 등 동종업계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단기금융상품과 현금성 자산은 23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4358억원에 불과했다.
탄탄한 현금에도 배당은 전무한 수준이다. 월덱스의 최근 3년간 순이익은 약 1600억원에 이르지만, 이 기간 배당금 총액은 3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배 대표가 받은 보수 총액 약 40억원에도 못 미친다. 일각에서는 월덱스의 지나치게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염두한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1951년생인 배 대표는 회사 지분 약 34.79%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에 참여 중인 두 자녀는 회사 지분이 전혀 없다. 승계를 위해서는 자녀들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나 상속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VIP운용은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의사결정이 반복된다면, 의도와 무관하게 시장에서는 회사 스스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의도적 '디마케팅'으로 평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덱스는 지난 정기주총에서 도입한 전자투표제도를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배제했다. 일반 주주들의 반대로 보수한도 상향 안건이 부결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월덱스가 서면투표 제도 역시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사전에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은 주주는 평일인 월요일 오전 9시 경상북도 구미에서 열리는 주총에 직접 참석해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까지 사실상 가로막는 구조다.
VIP운용은 일반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뒤 직접 주총에 참가, 적극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할 예정이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충분한 참여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표결은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회사는 부결된 안건을 다시 상정하기에 앞서 일반주주들이 납득할만한 경영진 보수 기준을 제시하고, 주주환원 개선 방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6만 팔로워' 한국인, 태국女들과 성관계 영상 SNS에 올리더니 현지서 체포
- "깨끗한 여자 원한다"…과거에도 "깨끗하지 않아서 신부 반품" 잦은 논란 왜 이러나
- '262표차 당선' 신임 시장 숨진채 발견…음모론까지 확산, 일본에 무슨 일이
- "나 사실" 임신 17주차, 예비신랑의 폭탄 고백…'위장 독신' 日 사회 흔든다
- 교내서 남고생들과 성관계 가진 20대 女교사, '협박 피해자'였다…美학교 '발칵'
- "일주일 치 점심값 50만원 독박"…신입사원 퇴사 부른 회사 문화
- 샌드위치에 침 뱉은 직원…손님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소송전
- "사람 절대 못 뽑아요"…알바생보다 못 버는 사장님, 34%가 한 달 215만원도 못 쥐어
- "우리가 당할 줄은 몰랐다"…평생 모은 15억 날릴 뻔한 노부부
- "둘째는 한국서 낳는다" 안영미, 원정출산 의혹에 즉각 선 그은 이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