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도 살 수 있는 '합성니코틴 액상담배'...BAT, '규제 공백' 한국 노렸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한국에만 출시
시민단체·전자담배업계 "신속히 규제해야" 한목소리
청소년 무방비 노출…처벌 규정 없고 경고문구와 그림 의무화 아니다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이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을 한국에 출시했다. 전세계 최초다.
한국의 경우 합성 니코틴 액상형 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다. 때문에 마케팅이나 판매에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는 BAT가 천연 니코틴 액상형 담배가 장악한 액상 담배 시장을 빼앗기 위해 원플러스 원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합성니코틴 담배에서도 연초와 마찬가지로 발암성, 생식 독성 등 인체에 유해한 다양한 성분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합성 니코틴 액상 담배에 대한 규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는 신제품 노마드를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퍼플'과 '콜드' 두 종류인 노마드는 액상 용량 10㎖(니코틴 함량 0.9%) 제품으로 최대 5000회를 흡입할 수 있다. 권장 소비자 가격은 1만7000원대다.
관련업계에서는 BAT그룹이 규제 공백을 노리고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배는 연초(煙草·담뱃잎)를 원료로 포함한 것만 인정된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는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다. 따라서 담배사업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세금이나 부담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연초나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다. 또 온라인 판매 뿐만 아니라 유통사별 할인이나 '1+1' 등 판매 촉진 행사도 가능하다.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 규정이 없고 일반 담배처럼 경고문구와 그림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문제는 합성 니코틴의 유해성이다.
최근 정부가 진행한 연구 용역에 따르면 합성니코틴 담배에서도 연초처럼 발암성, 생식 독성 등 다양한 유해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와 천연 니코틴 액상 담배에 서로 다른 법을 적용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담배사업법상 합성 니코틴 담배 관련 규제는 없지만 담배 관련 규제를 자율적으로 준수해 나갈 계획"
- BAT로스만스 관계자 -
하지만 청소년지킴실천연대와 한국담배규제교육연구센터, 서울 YMCA 등의 시민단체는 합성 니코틴 담배 규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세 단체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합성 니코틴 규제 법제화를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의된 합성 니코틴 담배와 관련한 법 개정안은 모두 9건이다.
전자담배 제조·수입·유통·소매점 등으로 구성된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도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투명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