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하이닉스 ‘1기 팹’ 건설 밤샘 공사… 용수·전기시설은 막바지 단계

강희청 2026. 1. 2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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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현장을 가다
14층 팹 공장 9층까지 올라가 속도
예정보다 빠른 내년 3월 가동 전망
삼성전자 팹은 2030년 준공 목표
중장비들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건설 현장에 투입돼 있다. 용인시 제공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와 죽능리 일대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었다. 해 저물 무렵 삭풍이 더 거세지고 있었지만 공사 현장은 불야성을 이룬 듯했다. 이곳에서는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첫 번째 팹(Fab) 건설이 한창이었다.

최고의 반도체 도시 건설

1단계로 1기 팹의 절반만 먼저 짓는데, 24시간 공사가 이어지며 팹 건축물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24일 공사를 시작, 벌써 14층 건축물의 9층까지 이르렀다. 일반 건물로는 30층 정도 높이다.

팹만 빨리 올라가는 게 아니다. 반도체 전체 공정에서 쓸 냉각수와 증기, 초순수, 화학 소재, 진공 등을 공급하는 중앙유틸리티빌딩(CUB)과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각종 물을 처리하는 수처리장치(WWT) 등 다수의 빌딩이 함께 올라가고 있다. 건물을 짓는다기보다 도시를 건설하는 것 같은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산단 이전론’은 이 현장의 열기와는 무관해 보였다. ‘세계 최고 반도체 도시’ 슬로건을 내세운 용인특례시가 중심이 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차근차근 눈앞 현실로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상일 시장과 시 조직의 적극 행정이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에선 시간이 곧 보조금’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조성을 맡은 장효식 SK에코플랜트 부사장은 “용인특례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산단 조성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용인시의 지원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유례 없는 지원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을 깎아 논밭을 메워 126만평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조성 공사는 이미 70.8%나 진행돼 2027년 말이면 완공된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선형이 계속 바뀌던 산단 내부 도로들은 이제 계획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반도체 팹 핵심 인프라인 용수와 전기 공급시설 공사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공업용수 공급시설 공정률은 89.6%, 생활용수 공급시설 공정률은 92.5%로 6월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기 공급시설 공정률은 97.1%에 달한다. 전력구나 변전소 건물은 완공됐다. 케이블 작업 등을 진행해 7월 준공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마무리 공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종·포천고속도로의 남용인IC에서 이 산단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318호선 확장 공사와 국지도 318호선에서 갈라져 산단 정문으로 이어지는 1.04㎞의 신설도로 등이 이미 완료됐다. 보개원삼로 4차로 확장 공사도 도로 부분은 끝났고 교량 부분만 남겨둔 상태다.

이처럼 원삼면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팹 현장은 공사 대부분이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어서 2027년 3월이면 팹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용인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조감도. 용인시 제공

세계 최고 반도체 도시 용인특례시의 또 다른 축인 처인구 이동·남사읍 235만평에 조성되는 삼성 첨단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단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다만 물밑 진행 중인 행정 절차는 속도를 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28일 “이미 단순한 계획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실행 궤도에 진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15일 후보지 선정이 이뤄졌다. 2024년 12월 말 산단계획 승인과 고시가 완료됐다. 통상 국가산단 후보지 발표 후 산단계획 승인까지 4년6개월 정도 걸리는 행정절차를 무려 2년7개월 단축해 1년9개월 만에 완료했다.

이후 보상에 필요한 공람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지난해 12월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삼성전자 간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이 체결됐다. 시에 따르면 LH는 이미 27% 이상 보상이 진행된 상태다.

LH는 올해 하반기 국가산단 기반조성 공사를 시작해 2031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28년 첫 번째 팹 건축을 시작해 2030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용인과 성남 판교·수원·화성·평택·안성·이천 등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일대를 말한다. 2024년 기준 19개 생산 팹과 2개 연구 팹이 있었는데, 기존 팹을 압도하는 13개 초대형 생산 팹과 3개 연구 팹이 들어선다.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반경 30㎞ 내 32개 생산 팹과 용인, 화성의 연구단지, 판교 팹리스 밸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집적지가 밀접해 있어 유기적 협업이 가능하다. 특히 용인에 새로 조성되는 10개 초대형 팹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와 2㎜ 이하 공정의 시스템반도체를 담당하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은 최근 불거진 반도체클러스터 지방 이전론과 관련해 “반도체 산업을 멍들게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은 물론이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처한 현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지방 이전은) 5년 이상 후퇴시키는 것으로, 반도체 산업에서 그 시간이면 경쟁에서 탈락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용인을 중심으로 하는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는 40년 이상 걸려 형성된 것으로 반도체 전문인력과 연구소들이 이 생태계에 몰려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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