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선택과 집중' 빛났다…종근당 주가 호조 이유 살펴보니
전통의 제약주(株)가 안정적 실적 창출에 힘입어 되살아나고 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바이오 주에 쏠렸던 개미들의 투심을 충분히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증권가를 달구는 제약주는 종근당(185750)이다. 종근당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R&D 투자를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하면서 실적 상승에 날개를 단 형국이다.
종근당은 지난 6일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Novartis)사와 신약 후보 물질 ‘CKD-510’에 대한 13억 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빅뉴스를 전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바티스는 종근당이 개발 중인 저분자 화합 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원)를 수령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 2,500만 달러(약 1조 6,241억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
종근당 이미엽 제품개발본부장은 “노바티스가 오랜 신약 개발 노하우와 상업화 역량을 바탕으로 CKD-510을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종근당은 이번 계약을 동력으로 삼아 핵심 신약 후보 물질들의 임상에 박차를 가해 빠른 시일 안에 성과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견조한 제품 성장, R&D 비용 축소 효과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별도 매출액 및 영업 이익은 각각 3,962억원(+4.1% YoY), 531억원 (+33.8%, OPM 13.4%)을 시현했다. 영업 이익은 시장 컨센서를 10% 이상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자누비아의 특허 만료 및 제네릭 출시에 따른 약가 인하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큰 폭 반영됐으나 프롤리아, 케이 캡, 딜라트렌 등 주요 품목들의 매출 고성장과 신제품 매출 가세, R&D 비용 축소 등이 이를 상쇄하며 호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증권가의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SK증권 이동건 연구원은 "올 4분기뿐만 아니라 2024년에도 연구 개발비 축소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다"며 "향후 연구 개발비는 4분기 503억원, 2024년 1,490억원으로 보수적 추정을 반영하더라도 2021년 1,625억원, 2022년 1,759억원을 약 100~200억원 밑도는 수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감소분만큼의 영업 이익 증가를 의미하며 지속적으로 높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파이프 라인 가치가 반영되지 못했던 종근당의 기업 가치 감안 시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오의림 연구원은 "R&D 전략 변경에 따른 비용 집행 효율화는 동사의 실적 개선 및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누보로젯, 보령플루V테트라백신, 루센비에스, 지택 등 신규 품목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종근당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7일 "종근당의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의 신약 기술 이전 계약이 호재"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8000만달러의 계약금이 4분기에 유입돼 4분기 매출액 5144억원, 영업이익은 1113억원의 호실적이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목표 주가를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Copyright © 이포커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