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 "딸에게 준 건 생활비 아닌 임대료…태국行 안 도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딸 다혜에게 준 건 생활비가 아닌 임대료”라고 설명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25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온 민주당 전(前)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진 의원) 위원 10명을 1시간가량 만났다. 당시 공식브리핑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도 그러더니 나에게까지 이러는데 국민에게는 오죽하겠나”는 발언이 소개됐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23일 문 전 대통령은 “검찰이 내가 딸 다혜에게 준 생활비라고 주장하는 건 내가 전 사위 소유의 종로구 구기동 빌라에 머물 당시(2012~2016년) 딸 내외에게 줬던 임대료”라며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직전 세입자와 똑같은 액수를 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다혜씨에게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했다며 부녀를 경제공동체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다혜씨 부부가 2018년 태국에 이주하면서 문 전 대통령의 생활비 지원이 중단됐는데, 태국에서 전 사위 서모 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은 2년(2018년 7월~2020년 4월)간 급여·체류비 2억2300만원을 문 전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 뇌물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생활비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공동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문 전 대통령 주장의 취지”라고 부연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임대료라고 주장하는 돈은 그간 세간에 알려진 김정숙 여사가 2020년 지인을 통해 다혜씨에게 건넨 5000만원이나, 2022년 『문재인의 운명』 출판사가 다혜씨에게 보낸 인세·마케팅비 및 대여금 2억5000만원과는 별개다.
문 전 대통령은 “검찰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전혀 관련 없는 사안까지도 별건 수사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는 취지로 토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또한 “역대 대통령도 자녀 문제로 고민이 크지 않았느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후에 아들·딸을 해외에 거주하도록 한 것은 그런 고민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다혜가 태국에 이주할 때도 그런 측면이 없진 않았지만, 자녀들도 자기의 삶이란 게 있지 않으냐”며 “다혜가 이주를 결정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특별하게 제가 도와준 건 없다”라고도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문 전 대통령이 1시간 동안 어두운 표정으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토로했는데, 그 분이 그 정도 말할 정도라면 굉장히 화가 나있다는 것”이라며 “막무가내식 수사를 벌이는 정권에 대한 불만이 왜 없겠냐”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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