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노인 질환 아니다… MZ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자’
◇비만·스트레스가 젊은 고혈압 유발
고혈압은 혈관에 반복적으로 압력이 가해져 혈관에 무리가 가는 질환으로 수축기 혈압 140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 90 이상인 경우에 진단된다. 혈관은 우리 몸 전체를 타고 퍼져있기 때문에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전신 합병증을 유발한다. 고혈압이 유발하는 합병증은 ▲뇌혈관질환(뇌출혈, 뇌졸중) ▲신장질환(단백뇨, 신부전) ▲심장질환(심부전·좌심실비대·관상동맥질환) ▲망막병증 등을 유발한다.
젊은 고혈압의 원인으로는 비만과 스트레스가 꼽힌다. 기쁨병원 강윤식 대표원장은 "국내 20~30대 젊은 세대의 비만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최근 10년 간(2013~2022년) 20~30대 비만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3년 21.8%에서 2022년 31.3%로 1.4배 증가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비만은 혈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몸에 지방이 많으면 지방조직에 공급할 여분의 혈액이 필요하며 비만으로 인해 신경 호르몬이 변화해 혈압을 높인다. 20~30대는 학업, 취업 등에 의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서울시가 발표한 세대별 스트레스 지수에 의하면, 20대와 30대의 스트레스 지수는 각각 37.9%, 36%로 전 세대 중 1, 2위에 달한다. 스트레스는 교감 신경을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늘려 혈압을 높인다.
◇조기 진단 안 되고 관리 미흡
고혈압은 초기부터 관리하면 약물 의존도를 낮추면서 혈압을 정상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20~30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고혈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고혈압 특성상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제때 진단을 받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 중 본인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인지하는 평균 비율은 71.2%, 치료율은 66.9%였다. 그런데 20대는 고혈압 인지율 19.3%, 치료율 12.1%, 30대 고혈압 인지율은 24.8%, 치료율 18.7%에 그쳤다.
강윤식 대표원장은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본인의 건강 상태를 간과하는데 고혈압이 일찍 진단되면 예후가 불량해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고혈압 환자는 어린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만큼 유병기간이 길고, 그만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 미국심장협회 연구 결과, 45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3배 더 높았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 고혈압 환자의 사망 위험보다 1.4배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고혈압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장기 손상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5세 미만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는 59.5%에서 장기 손상이 확인됐으며 24.5%는 두 개 이상의 다발성 장기 손상이 있었다.
◇자기 혈압 알고 있어야
평소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알고, 나쁜 식습관과 비만을 해결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혈압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강윤식 대표원장은 "고혈압 진단 초기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집중적인 혈압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세 이상 성인이라면 2년에 한 번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고, 고혈압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전 단계, 비만,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는 매년 혈압을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염식·고지방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젊은 층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한 혈압 개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습관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약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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