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치료 새로운 기준 나와... "치료 접근성 높일 것"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대한건선학회 정보이사)는 29일 서울특별시 중구에서 열린 대한건선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건선은 체계적인 접근과 치료 방안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두피나 생식기처럼 치료가 어려운 특수부위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에 대한건선학회에서도 새롭게 합의한 기준의 적용을 예고한 것이다.
◇특수 부위 건선, 삶의 질 크게 떨어뜨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국립의료원 피부과 정혜정 교수(대한건선학회 재무간사)는 질환에 대한 소개와 원인, 삶의 질, 특수 부위 건선에 대해 소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건선은 국내 인구의 약 0.5~1%를 차지하고, 일반적으로 20대에 처음 발생한다. 피부 증상은 은백색의 비늘로 덮인 붉은색 판 모양의 발진이 특징적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정 교수는 건선의 원인에 대해 "일부는 건선이 발생하기 쉬운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으나, 사실 건선은 유전적 소인 이외에도 ▲피부 외상 ▲감염 ▲음주·흡연 ▲비만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다인자성 질환"이라고 했다.
특히 정혜정 교수는 ▲두피 ▲손·발바닥 ▲손·발톱 ▲생식기 등 치료가 어려운 특수 부위에 생기는 건선은 환자의 삶의 질을 더 크게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두피는 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생물학적 제제를 6개월 이상 충분히 투여하더라도 평균 19.6%의 병변이 남아 있을 만큼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정 교수는 "두피, 손·발바닥, 손·발톱처럼 옷을 입어도 보이거나, 생식기처럼 의사에게조차도 병변이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고 치료가 쉽지 않은 부위가 있다"며 "이러한 부위들은 치료가 되더라도, 병변이 조금만 남아 있어도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는 향후 건선 환자 치료에 적용할 신규 치료 접근 방식에 대한 전문가 합의안을 공유했다. 기존의 중등도~중증 점수 기준을 완화하고, 특수 부위 치료 목표를 새롭게 추가하는 등 건선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환자들을 치료 목표에 포함해 이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방철환 교수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은 PASI(건선 면적·중증도 지수)로, 홍반·두께·각질의 심각도와 병변의 넓이, 부위별 가중치를 곱한 값이다. 병변의 심각도는 0~4점으로 표현하며, 병변의 넓이는 단계에 따라 0~6점으로 표현할 수 있다. 3가지의 항목을 모두 곱하면 산술적으로 최대 72점까지 나올 수 있으며, 현재 기준에 따르면 PASI 10점 이상을 중증으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중등도~중증 건선의 기준의 필수조건은 ▲PASI(건선 면적·중등도 지수) 10점 이상 ▲BSA(전체 피부에서 건선 병변이 차지하는 비율) 10% 이상이며, 부가 조건으로 ▲PGA(의사 종합 평가) 중등도 이상 ▲삶의 질 평가 10점 이상으로 구성된다. 방철환 교수는 최근의 글로벌 기준은 기존의 기준과 달리 ▲중증도 점수의 개수를 줄이거나 조건을 완화하고 ▲특수 부위의 건선을 포함하며 ▲치료 실패 경험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기준의 변화에 따라 국내 건선 중증도 기준안을 ▲PASI 10점 이상 또는 PASI 점수가 5점 이상 10점 이하이면서 ▲특수 부위에 건선이 있는 경우로 새롭게 합의했다.
상대적이던 치료 목표도 절대적인 지표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건선 치료제가 여럿 등장하면서 한 번 치료 목표가 PASI 75(75% 이상 병변이 치료된 상태)에서 PASI 90(90% 이상 병변이 치료된 상태)으로 높아졌으나, 학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모든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로 다시 한 번 개정을 합의한 상태다. 방 교수는 구체적으로는 치료 전 환자의 PASI 지수를 계산한 후 치료율을 계산하는 상대적인 조건에서, '절대 PASI 점수 2점 이하'로의 변경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환자의 초기 PASI 점수가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을 경우 달성이 어려워진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대한건선학회는 현재 신규 합의안이 적용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철환 교수는 "합의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70~80명 정도였는데,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거점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의료진이었다"며 "이러한 방향으로의 상향·개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증 건선, 산정특례 질환… 더 많은 젊은 환자들에게 알려야
한편, 중증 건선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보험급여가 가능한 산정특례 질환에 포함됐다. 중증 건선 환자들은 정해진 기준 조건에 부합하면 약가의 10%만 본인 부담하면 된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정기헌 교수(대한건선학회 보험이사)는 "건선 환자에 대해 보험 급여 기준이 따로 있고, 바르는 약·먹는 약 등 단순 치료와 생물학적 제제는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며 "중증 건선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산정 특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언론이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생물학적 제제를 통해 치료 효과가 많이 좋아졌고 산정특례 같은 제도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많이 알려졌다"며 "건선은 2~30대 젊은 환자가 많은 만큼, 미디어를 접한 후 병원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 느껴지기는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도 환자들이 병원을 바로 찾기보다 다른 민간요법을 조금 거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아직도 조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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