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앞 ‘숭구리당당’… 춤추며 ‘개그맨 대부’ 떠나보냈다
![28일 엄수된 고 전유성의 영결식에서 후배 개그맨 김정렬이 생전 고인이 좋아했던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9/joongang/20250929005447468viqh.jpg)
“마지막 가시는 길이 엄숙하게 진행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28일 오전 7시4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이홍렬이 안은 고(故) 전유성의 영정 사진이 선후배 개그맨들이 도열한 복도를 지나 ‘개그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개그맨 박준형이 “좀 더 유쾌했으면 좋겠다”며 박수를 제안하자, 후배 개그맨들의 박수 소리가 흐느낌과 함께 이어졌다.
거센 비가 내린 이 날 오전, 고인이 산파 역할을 한 대한민국 대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녹화장에서 고인의 노제(路祭)가 열렸다. 엄영수, 최양락·팽현숙 부부, 심진화·김원효 부부, 송병철, 박영진, 박성광, 황현희, 조세호 등 후배 개그맨들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무거운 공기 속에서도 후배들은 개그맨답게 고인을 보내고자 했다. 최양락의 “‘형님은 봉이야’라고 함께 하자”는 제안에 모두 함께 최양락의 유행어였던 “봉이야”를 외쳤다.

노제에 앞서 이날 오전 5시55분에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수근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에서 이홍렬은 고인에 대해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다. 웃음이 한 사회의 공기이고 문화임을 증명했다”라며 “선배님의 발자취는 우리의 교과서”라고 말했다.
김신영은 고인을 ‘교수님’ ‘나이 많은 친구’로 칭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제게 ‘한물 가고 두물, 세물 가면 결국 보물이 된다’고 하셨던 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김학래가 “선배님이 평상시 가장 좋아하고 웃었던 것이 김정렬씨의 ‘숭구리당당’”이라고 소개하자, 김정렬은 “형님 가는 길을 막고 싶지만, 웃으시면서 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아랫도리 한번 풀어드리겠다”며 ‘숭구리당당’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949년생인 고인은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폐기흉으로 입원 중이던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별세했다. 1969년 TBC 작가로 방송에 입문했고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코미디에 몸담았다. ‘개그맨’이란 명칭을 대중화시키는 등 한국 코미디 발전에 기여했다.
장례식은 희극인장으로 삼일간 치러졌고, 개그계 선후배는 물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 등 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조문했다.
장지는 고인이 입원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전북 남원시 인월면,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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