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금일’ ‘익일’ ‘내달’은 언제일까
글보다는 영상을 주로 접하는 시대에 살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 간다. 신문, 교과서 등에 한자를 병기해 쓰던 세대엔 익숙하지만 한자를 잘 쓰지 않고 문자보다 영상을 많이 접하며 자라난 젊은 세대엔 낯선 단어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문해력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늘’을 뜻하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알고 과제를 늦게 제출해 점수가 깎였다는 대학생의 푸념이 SNS에 올라왔을 땐 ‘무지를 비판하는 쪽’과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는 쪽’으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익일 배송’이라는 상품 설명에 ‘익일’이 언제를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도 수두룩하다. ‘익일(翌日)’은 ‘다음 날 익(翌)’과 ‘날 일(日)’ 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다음 날’을 뜻한다. “익월 정산” 등과 같이 쓰이는 ‘익월(翌月)’도 한자의 의미를 알고 나면 금세 ‘다음 달’을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내달 중순” 등과 같이 사용되는 ‘내달(來달)’도 신문이나 공적 문서에서 자주 쓰이지만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이가 꽤 많다. ‘올 래/내(來)’ 자를 알고 나면 ‘내달’이 ‘다음 달’을 뜻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된다.
문해력 논란은 공적인 문서를 해석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향한 우려로 막을 내리곤 한다. 그러나 ‘금일’ ‘익일’ ‘내달’ 등을 몰라 젊은 세대가 저지르는 실수를 비판하기보다는 좀 더 명확한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언제나 그래 왔듯, 언어는 변하고 언중(言衆)이 많이 쓰지 않는 말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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