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건설·부동산업 부실 대출만 1조3000억…PF 구조조정 '전운'

부광우 2024.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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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들이 건설·부동산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넘게 불어나면서 1조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건설·부동산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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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이하여신 1년 새 131% 폭증
부동산 PF에 '메스' 든 금융당국
수면 아래 리스크 노출 우려 확산
5대 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들이 건설·부동산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넘게 불어나면서 1조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잠재돼 있던 위험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면서 대출의 질에도 균열이 이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 정부가 부동산 PF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이에 따라 수면 아래 부실이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의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건설·부동산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1조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2% 늘었다.

은행은 보통 고정이하여신이란 이름으로 부실채권을 분류해 둔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건설·부동산업 관련 고정이하여신이 563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72.7% 급증하며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최대를 기록했다. 농협은행 역시 2110억원으로, 우리은행은 2078억원으로 각각 103.7%와 148.3%씩 증가하며 해당 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1918억원으로, 신한은행은 1364억원으로 각각 19.9%와 99.,4%씩 건설·부동산업 고정이하여신이 늘었다.

5대 은행 건설·부동산업 고정이하여신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부실이 꿈틀대고 있는 배경에는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대출을 끌어 쓴 건설·부동산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이번 달 들어서야 인하가 단행되면서,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은 위험의 진앙으로 꼽힌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자 부동산 PF 대출을 타고 위험이 전이되는 양상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정리 작업에 착수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장 중 5~10%는 실제 부실 우려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사업장 전체 규모가 230조원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위험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새롭게 마련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본격 적용하면 부실 우려 등급 사업장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기준을 양호·보통·악화우려 등 현재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사가 대출액의 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했는데, 앞으로 부실우려 사업장은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1금융권 은행에서 나간 대출은 가장 리스크가 적은 편인 만큼 부실이 어느 정도 확대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금융사가 얽힌 경우가 많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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