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종천 부천 KEB하나은행 감독] 女농구판 국회의원 "올 시즌 대권 꿈꾼다"

여자프로농구에서 ‘국회의원’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다. 바로 부천 KEB하나은행 박종천(55) 감독이다. 박 감독은 승리 후 가지는 인터뷰 때 환하게 웃으며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낸다. 이런 모습이 정치인을 닮았다고 팬들이 붙여줬다. 홈구장이 있는 지역까지 넣어 ‘경기도 부천 원미구 하나은행당 박종천 의원’이라고도 부른다.
박 감독의 인기는 대단하다. 인터넷 포털에 올라오는 경기 영상 프로그램 중 주요 선수나 하이라이트보다 박 감독의 인터뷰를 보는 팬들이 더 많다. 지난 1월에는 박 감독의 인터뷰 동영상이 다른 선수들보다 열 배가 넘는 2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박 의원의 인터뷰를 보기 위해 하나은행을 응원한다”고 할 정도다. 이쯤 되면 실제 그 지역 국회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도 긴장할 만하다.
박 감독을 지난 16일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만났다. 역시 답변에 거침이 없었다. 먼저 왜 특이한 인터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박 감독은 다른 선수·감독과 달리 인터뷰할 때 방송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이런 스타일은 남녀 농구 통틀어 박 감독이 유일하다. 그는 “인터뷰 때 팬들과 직접 상대한다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본다”면서 “이렇게 하면 진정성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의 달인이 된 비결에 대해선 ‘신문 정독과 메모 습관’이라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제일 먼저 일간지를 본다”면서 “스포츠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칼럼 등 여러 면을 숙독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뷰 때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귀가 있으면 학생들이 입시 공부하는 것처럼 밑줄을 긋고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야인 시절 수년간 방송 해설위원을 했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도 맡은 이력이 있다.
이런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팀을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더 나아가 침체된 여자프로농구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감독은 “우리 팀뿐 아니라 모기업인 하나은행을 더 많이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여자프로농구의 발전에 밀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어봤다. ‘박 의원’이라는 별명답게 “올해 우승이라는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5위에 그쳤다. 그런데 올 시즌 3위를 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18일 구리 KDB생명을 71대 69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2위 인천 신한은행을 반 게임차로 추격 중이다. 하나은행은 혼혈 선수 첼시 리가 가세해 골밑이 두터워졌다. 부상 중인 에이스 김정은이 4라운드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박 감독은 “여러 선수들의 부상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당연히 대권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서 “부디 많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 유서' 서울대생 수수께끼, 형편 나쁘지 않았다.. 과학고 조기졸업에 교육자 집안
- "속옷 차림 글래머 여군이라니".. 뷰티풀 군바리 피규어 눈살
- 한국 인터넷 패러독스, 보급은 최곤데 자유는 안 최고.. 페북지기 초이스
- 크리스마스 기념 가족사진서 성폭행·아동학대 냄새가 폴폴~
- 웃다가 입당했다 전해라~ 2만 홀린 새정치 약빤 광고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
- “엄마, 설은 혼자 쇠세요”… 해외여행 100만명 우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