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직접 만난 에이미 '부잣집·철없고·타락한 미국인'의 절규

얼굴이 알려진 계기가 된 프로그램의 제목부터가 '악녀일기'다. 2008년, 케이블 방송치고는 이례적인 인기를 얻었고, 에이미는 높아진 인지도만큼 팬의 숫자도 늘었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안티도 함께 늘었다는 점.
이후 에이미는 자수성가로 얻은 부 보다는 부모님의 재산을 자랑하는 사람으로 인식됐고, 이후 2012년에는 프로포폴 복용 혐의로 이미지는 땅에 떨어지고 본인은 구치소로 향했다.
여기까지라면, '비슷한' 과오를 저지른 누군가도 자숙을 거쳐 '컴백'까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에이미는 2년 후인 2014년에는 졸피뎀을 음성적인 방식으로 구해 복용한 사실이 인정되며 벌금 500만원형을 받았고, 급기야 출입국 관리소로부터 강제 출국 명령까지 받았다. 그 선고일은 24일. 불과 2주도 남지 않았다.
정리해보자면 '부잣집 딸에 철없고, 타락한 미국인'인 그를 과연 누가 고운 시선으로 봐줄 수 있을까. 그런 그가 기자에게 '모두가 내게 손가락질 하시지만 꼭 한번쯤 하고 싶은말이 있다'며 인터뷰를 직접 요청했다. 실제 만난 그는 '어떻게 말하면 본인에게 불리하고 어떻게 말하면 유리한지'를 전혀 계산할 줄 모르는 타입. 그와 강남의 모처에서 과거 논란과 현재 심경을 들었다.
- 3년이 지났지만, 당시 프로포폴을 접하게 된 계기가 뭔가. "성형외과 의사의 권유로 시작됐다. 분명히 기억나는데, 나는 마스크팩을 한 상태였고, '이런게 있는데 한번 맞아보겠나'라고 권유했다. 물론 내 책임을 의사에게 미루려는 뜻은 아니다. 내 잘못이다. 다만 내게 '마약'이라는 경각심이 부족했고, 철이없어 그 심각성을 몰랐던게 문제였다."

- 의사들은 왜 본인에게도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음에도 프로포폴을 권유했을까. "금전적 이유아니겠나. 한번 빠지면 계속 하게 된다는것을 아니까. 무의식에 빠져 있으면 카드도 마구 긁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 졸피뎀은 왜 복용하게 됐나. "'졸피뎀'이라고 하면 또 하나의 마약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졸피뎀을 '몸에 좋은 보약'인냥 떠드는것은 아니지만 가장 보편적인 수면제·안정제이지, 환각제나 마약은 아니라는 의미다. 오죽하면 내가 '에이미 또 마약했네'라는 말을 듣고도 '소중한 약'이라고 하겠나. 물론 나야말로 이 약없이 편하게 잠들고 싶다."
- 정상 처방을 받은 졸피뎀을 복용하는것은 문제 될것이 없다. 하지만 한번에 다량을 복용할 시 환각 증세가 있어서 복용하는것은 아닌가. "의사에게 정확한 확인을 받으셔도 좋다. 졸피뎀은 많은 양을 먹는다고 해서 '환각'이 오는게 아니다. 한번에 먹는 양이 많을 수록 잠이 더 강하게 오는것일뿐이고, 심하게 많이 먹으면 몸에 무리가 오는 것 아니겠나. 게다가 나는 졸피뎀만 먹는게 아니다. 아티반·세로켈·자나팜까지 4가지 약을 먹어야만 잠에 든다. 이 말은, 내가 졸피뎀의 어떤 성분에 쾌락을 느끼며 '중독'에 걸려서 애타게 졸피뎀만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 가장 최근의 사건을 이야기 해 보자. 졸피뎀을 심부름업체를 통해 배달한것이 맞나. 이 혐의가 사실이라면 의사의 정당한 처방 없이 잘못된 경로로 약을 획득한 셈인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심부름업체를 통해 졸피뎀을 받은 사실이 없다.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없었다. 이미 내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경찰 조사과정에서 제출했다. 예를들어 '졸피뎀 X알 갖다주세요'라고 적힌 같은 문자 내역, 또는 해당 시간의 통화 내역, 그들이 주장하는 날짜에 대한 내 알리바이, CCTV 등 뭐라도 다 공개할 자신있다.


-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다. 해당업체 직원이들이 있지도 않은 시나리오를 써서 에이미에게 졸피뎀을 배달했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말인가. 예상 가능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를 몰라서 가장 황당한게 바로 나다. 경찰에게도 계속 물어봤을 정도다. 내 머리 안에서 어느정도 의심되는 바는 있지만 '어쨋든' 추측일 뿐이라 이 자리에서 세세히 밝히기는 힘들다. 한가지 밝힐것은 내가 그 업체의 '단골 손님'이라는 점이다. 하루에만 3번씩 이용한적이 있다. 대부분 음식 주문이나, 물품 구입 등의 일이다. 즉, 나에 대해 그 업체 사람들이 너무 잘 알고 있을거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 심부름업체를 하루에만 몇번씩 이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6개월간 단 한번도 집밖에 안나가본적도 있다. 대인공포증도 있고, 살도 많이 쪄서 밖으로 나가는 자체가 힘들다."
- 졸피뎀 복용을 멈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있나. "우리 어머니는 내가 약들을 먹어야만 잠에 드는것을 잘 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걱정이 크시겠나. 어머니가 가장 많이 하시던 말씀은 '뇌에 안좋다'는것이었다. 또 '잠이란것은 결국 부족하면 온다'고 하시면서 약없이 버텨보라고 매일같이 야단하셨다. 그래서 한번은 1주일간 매일 산에 갔는데, 정말 딱 1주일간 잠을 못잤다. 상상이 되나. 과장이 아니다. 편두통부터 시작되서 머리가 하루종일 '멍'하고 몹시 괴롭다. 흡사 '좀비'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먼저 '약을 먹자. 그런데 조금만 줄여보자'라고 하실 정도 였다."
- 그렇게까지 지독한 불면증을 얻게된 계기가 뭔가. "처음 불면증을 겪은것은 '악녀일기' 때다. 한 사람에게만 욕을 먹어도 하루종일 기분 나쁘고 속상하지 않나. 그런데 많은 사람이 나에대해 쓴 욕이나 악플을 견디는게 생각보다도 훨씬 힘들었다. 상상 이상이다. 한번은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떤 남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딸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고. 어머니는 날 믿으면서도 혹시나 사실인가 싶어 벌벌떨고 계셨다. 결국 범인을 잡았는데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아나. '처벌을 원치 않는다. 다만 왜그랬나'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넌 돈이 많으니까'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일뿐, 너무나 많은 배신과 더러운일들을 당하면서 죽고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 그것이 무엇인가. "가장 충격적인것은, 내가 너무나도 아끼고 사랑하던 한 친구(동생)에게 당한 철저한 배신이다. 철썩같이 믿었는데, 내 뒤에서 등을 쳐 사업까지 모두 빼앗아버렸다. 자세한 내막까지는 이제껏 누구에도 말한적 없는것처럼, 말하지 않겠다.
그 전에도 수많은 실망을 했다. 어느날은 그 동생이 소개팅을 해줄테니 나오라고 하더라. 소개팅 자체를 너무 싫어했고, 그것인 내 인생 처음으로 해본 소개팅이었다. 그후 그 남자와 6개월을 만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날 알고보니 내가 알던 나이보다 8살이 많은 유부남이더라. 그 충격은 상상할수도 없었다. 숨도 쉬기 어려웠다. 수면제 없이는 절대 잠을 잘 수 없는 사람이 된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문제는 그 동생이 그 사실을 알고도 내게 소개시켜줬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게 그런 사람을 소개해줬다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 강제 출국 조치가 내려질수도 있는 상황인데. "한국에서 살고 싶다. 유학에 갔을때도 그랬다. 한국이 늘 그리웠고,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내가 미국을 '내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강제 출국 조치가 내려져도 '알겠습니다'하고 미국으로 가버리면 될일 아니겠나. 물론 미국이란 나라도 정말 좋다. 하지만 한국 사람이 더 좋았고, 가족들도 한국에 있었다. 고1때 미국으로 갔으니 어린시절 한국친구들도 다 이 땅에 있었다."
- 미국 시민권은 어떻게 얻게 됐나. "부모님이 결혼 직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셨고, 나는 그 기간에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연히 시민권을 얻었다. 그리고는 5살에 한국으로 들어왔고, 줄곧 2중국적으로 살다가 17살에는 미국과 한국중 국적을 선택해야 했다. 그때 미국을 선택하면서 미국 국적자가 됐다."
- 한국이 좋고, 한국인이 좋다면, 또한 한국땅에서 살기를 바랬다면 국적을 한국으로 할수도 있었을텐데. " 17살에 '내 선택'으로만 결정됐겠나. 그 선택은 할아버지의 결정이었다. 할아버지 '탓'을 하는것은 아니다. 할아버지가 내게 미국국적을 선택하자고 하신것은 '두 나라 중 어디를 더 사랑하느냐'의 문제도 아니며, '한국을 배신한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연세 많으신 분이고, 미국 생활을 오래하셨기 때문에 내리신 선택이었다."
-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없나.
"알아보니 법률적으로 한번 다른 국적을 선택했던 사람은 재취득은 안된다고 하더라. 다만 한국국적의 남자와 결혼하면 '귀화'라는 경로로 한국 국적이 될 수 있다."
- 한국에 남게 된다면 어떻게 살고 싶나. "표현이 조금 웃길수 있지만,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마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하우'를 드리고 싶다. 사람들은 내게 '바닥까지 떨어졌다'고들 하시는데,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나는 그래서 이제 다시 일어설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구치소에서 9명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런저런 사연을 듣고,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 '나쁜짓'을 해서 들어온 사람들이지만, '나쁜사람들'은 아니었다. 서로 챙겨주고, 조언도 해주고, 희망도 주면서 많이 배웠다. 오죽하면 내가 구치소에서 나와서 갑자기 들이닥친 마이크와 함께 '수감생활이 어땠나요'라고 묻길래 '좋았어요'라고 바보처럼 대답겠나. 물론 '에이미, 구치소생활 너무 좋았다'라고 이상한 뉘앙스로 보도가 나가서 답답했지만."
- 대중에게 하고 싶은말. "내가 무언가를 잘한것도 없고, 나쁜 행동에 대해 질책하시는 이유도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나를 예쁘게 봐달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지 않다. 다만 사실이 아닌점은 구별해주셨으면 좋겠고, 노력하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인정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누가 뭐래도 난 항상 반성하고 있고, 내가 저지른 과거의 죄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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