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타조에 관한 거짓 혹은 진실

2015. 8. 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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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의 타조. 위키미디어

현존하는 새 중에 날지 못하는 분류군은 닭, 펭귄, 타조 등 3종류이다. 닭은 가축화되어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고, 펭귄은 바닷속에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득한다. 63∼145㎏의 거대 몸집이 말하듯 타조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타조는 겁쟁이의 대명사로 자주 인용된다. 맹수의 공격을 받아 겁을 먹거나 위협을 느끼면 자신의 머리를 모래에 박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적 특성을 빗대어 나온 말이라 한다. 사실일까?

이는 거짓이다. 야생 타조는 뛰어난 청력과 시력을 지니고 있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야생의 타조는 멀리서밖에 볼 수 없으며 덩치에 비해 매우 작은 머리로 땅에 있는 먹잇감을 쪼아 먹기에 이러한 모습이 시각적으로 머리를 박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또한 이들은 지구상 모든 조류 가운데 가장 거대한 알을 낳는데 달걀 12개 무게에 이르는 타조의 알은 땅을 파헤쳐 만든 구멍 속에 놓인다. 암수가 교대로 포란하며 하루에 몇 차례 부리로 알들을 뒤집는데, 이러한 경우 실제로 머리를 땅속에 넣은 것처럼 보인다. 일종의 착시와 실제가 혼재된 모습이 이 같은 잘못된 정보를 생산한 것이다.

2.5m의 장신, 시속 70㎞의 최고속도, 1시간에 50㎞를 달리는 지구력, 3∼5m의 달리기 보폭이라는 엄청난 성능은 출중한 두 다리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들은 지쳐서 달릴 수 없거나 알이 있는 둥지를 지켜야 할 때 다리로 적을 찬다. 발차기는 사자 같은 맹수에게도 치명적이다. 이러한 강력한 신체조건과 예민한 청력을 지닌 타조가 미련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타조를 의미하는 영어 ‘Ostrich’의 사전적 의미에 있는 듯하다.

Ostrich의 두 번째 뜻은 ‘문제를 외면하려 드는 사람, 현실도피주의자’이다. 경영학에서 경고 자체를 무시함으로써 위기가 없고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타조효과’는 타조의 행동이 아닌 어원에서 기원한 것이다. 진실인 듯 알고 있는 거짓이 많은 세상. 바로잡아야 할 오류와 찾아야 할 진실이 많은 우리 사회가 타조효과에 빠져 진정한 해법을 못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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