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버려지는 양말목 엮자 흰 소의 기운 담은 카우벨 뚝딱

신축년(辛丑年)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신축년은 육십 간지 중 38번째 해로, ‘하얀 소의 해’를 뜻해요. 소는 인내심이 많아 근면 성실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그중에서도 흰 소는 예로부터 신성한 기운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소의 해를 맞아 집 안 곳곳을 깨끗이 청소하고 인테리어도 바꾸는 등 새 출발에 나선 소중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적절한 위치에 깜찍한 소품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어요. 특별한 의미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2021년 우리 집을 든든히 지켜줄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 친구들에게 ‘카우벨(Cowbell) 양말목 공예’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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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벨은 종 모양의 금속제 체명악기(타악기 중 북 종류를 제외하고 고체로 된 물체의 진동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를 가리키는데요. 방목하는 소의 목에 다는 종과 비슷한 모양이라 같은 이름이 붙여졌죠. 오늘 양말목 공예로 만들어 볼 카우벨은 소의 목에 단 종 그 자체를 말한답니다. 카우벨을 고른 이유는 첫째로 흰 소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서고요. 둘째로는 카우벨과 비슷하게 소에게 사용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품 ‘코뚜레’가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

코뚜레는 소의 코를 꿰뚫어 끼는 고리 모양의 나무입니다. 전통 농가에서 소는 쟁기·써레질 등을 돕는 중요한 일꾼이자 가족이었는데, 소를 길들이기 위해 어느 정도 자란 소의 콧구멍 사이에 구멍을 내고 나무 고리를 끼웠죠. 선조들은 이러한 코뚜레가 재물을 불러오고 액을 막아준다 믿었다고 해요. 집안이 평온하고 모든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하며 코뚜레를 문 앞에나 현관에 걸었죠. 다사다난했던 2020년은 흘려보내고, 흰 소의 기운을 받아 2021년에는 멋진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며 김율아 학생기자·오은교 학생모델이 카우벨 양말목 공예에 나섰습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예서향기공방 문을 열자 아기자기한 공예품과 향긋한 향초 냄새가 눈과 코를 사로잡았죠. 우서연 선생님이 “예서향기공방에 온 것을 환영해요”라며 반갑게 학생기자단을 맞았어요. “이쪽에 진열된 공예품은 모두 양말목 공예로 만든 거예요. 양말목 공예는 공장에서 양말을 만들고 남은 산업폐기물을 이용해 새로운 공예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공예’랍니다. 여러분이 오늘 만들 카우벨을 비롯해 공방에 진열된 연필꽂이·방석·인형·냄비 받침·티 매트·가방·실내화 모두 양말목으로 만든 거예요.” 두 사람은 양말목 공예로 만든 방석 위에 앉아 보고, 가방도 메며 우 선생님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어요.


율아: 양말목 공예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 공방을 운영하며 유기견 봉사도 함께하고 있어요. 갈 곳 없는 강아지를 돌보며 공존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군요. 단순히 공예품을 만드는 행위를 넘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양말목 공예를 접하게 됐는데, ‘이거다’ 싶었어요. 여러분이 신는 양말의 목 부분을 살펴보면 박음질이 돼 있죠. 박음질 된 선의 울퉁불퉁한 윗부분은 잘려나가 산업폐기물로 배출됩니다. 양말 한 켤레 당 2개의 양말목이 쓰레기로 버려지니 그 양이 어마어마했죠. 양말목 공예가 생겨나면서 이 쓰레기를 공예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쌓여 있는 양말목이 그대로 산업폐기물로 버려졌을 거라 상상해보면 양말목 공예를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은교: 버려지는 양말목은 어떻게 구하나요.
A : 예전에는 공장에 연락해 버려지는 양말목을 일일이 얻어왔어요. 양말목 공예가 널리 퍼진 요즘은 양말 공장에서 양말목을 따로 판매합니다. 주의할 점은 공예를 위해 인위적으로 양말목만을 생산하는 업체도 생겼다는 거예요. 산업폐기물로 나온 양말목인지, 공예를 위해 일부러 생산한 양말목인지 잘 살펴보고 사야 해요. 산업폐기물로 나온 양말목은 자세히 보면 잘려나간 선이 일정하지 않고 지저분해요. 천 조각도 조금씩 떨어지고요. 색도 검정·흰색·회색 등 무채색이 많거나 여러 색이 섞여있죠.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든 양말목은 이보다 마감이 깔끔하고, 색도 균일합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탄생한 공예인데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되겠죠. 이런 부분은 꼼꼼히 따지고 신경 써 구매하는 게 좋아요.


은교: 이런 작은 공예가 실질적으로 환경에 얼마나,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A : 산업폐기물로 배출된 양말목은 소각 작업에 들어갑니다. 폐기물을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대기 환경이 오염되죠. 산업폐기물을 버릴 때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면에서도 절감 효과가 있고요. 양말목을 업사이클링해 공예품으로 재탄생하면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것보다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이 모자 모양 브로치는 플라스틱 물병 뚜껑에 양말목을 감싸 만들었는데요. 이런 식으로 다른 일회용품과 결합해 업사이클링 공예품을 만들 수 있어요.
율아: 양말목 공예 외에 다른 업사이클링 공예도 있나요.
A : 대표적인 게 ‘에코 크래프트’ 공예죠. 우유팩·골판지·폐지 등을 특수 가공해 만든 밴드를 엮어 만드는 공예예요. 티슈 커버·바구니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데 유용하죠. 밴드를 엮어 만들기 때문에 양말목 공예보다 난도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일본에서는 ‘국민 공예’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있답니다. 패브릭얀(티셔츠얀)을 이용한 공예도 추천해요. 티셔츠를 만들고 남은 천을 활용한 공예인데, 일반 뜨개실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양말목으로 가방 몸통을 만들고 패브릭얀으로 가방끈을 만들어 달면 멋진 가방이 완성되죠.



우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카우벨 양말목 공예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소의 입 부분부터 시작해 머리까지 동그란 모양을 만들고, 눈·귀·뿔·코뚜레·카우벨을 달면 완성입니다. 기본적인 매듭 법만 배우면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먼저 검정 양말목으로 기본 뜨기를 시작합니다. 우선 검지에 1번 양말목을 돌돌 말고요. 2번 양말목을 반으로 접어 그 사이에 넣습니다. 1번 양말목을 검지에서 뺀 뒤 2번 양말목을 한 바퀴 돌려 검지에 살짝 겁니다. 3번 양말목을 2번과 같이 1번 양말목에 넣고, 2번 양말목의 검지에 건 구멍 사이로 넣습니다. 이 과정을 8번 반복하면 작은 꽃 모양이 나와요. 작은 꽃의 안쪽 코에 양말목을 걸며 같은 과정을 계속하면 오목한 모양의 소 입이 완성되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22개의 양말목을 사용했어요.


“벌써 폭신폭신하고 귀여워요.”(율아) 소의 입이 완성됐으니 얼굴을 만들어야겠죠. 양말목을 흰색으로 바꿔 한 코에 하나씩 기본 뜨기를 합니다. 작업 과정을 지켜보던 우 선생님이 “모양이 울퉁불퉁하네요. 혹시 코를 빠트린 것은 아닌지 살펴보세요”라고 했죠. 매듭을 차근차근 살펴보니 중간 코에 양말목을 넣지 않았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당황하지 마세요. 양말목은 코에 그대로 넣은 상태에서 매듭만 다시 지어주면 되니까요.” “학교에서 뜨개질을 배웠는데, 중간에 코를 빠뜨리면 다 풀어야 해서 힘들었거든요. 양말목은 혹시 잘못 넣더라도 티가 잘 나지 않고 매듭만 살짝 풀어 다시 엮으면 되니 훨씬 쉬워요.” 은교 학생모델이 감탄했어요.

흰색 양말목을 60여 개쯤 엮었다면, 마무리할 차례입니다. 소의 머리 부분이 동그랗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한 코 걸러 하나씩 양말목을 넣으며 마무리해주세요. 마지막 코는 따로 매듭지을 필요 없이 안으로 잘 넣어주면 됩니다. 소의 귀도 같은 방법으로 2개 만들고요. 적당한 위치에 단단히 묶습니다. 깜찍한 눈, 분홍색 뿔, 작은 코뚜레와 딸랑딸랑 소리가 영롱한 종까지 달고 나니 우리 집 현관 수문장이 될 깜찍한 흰 소가 탄생했죠. 환경도 보호하고, 우리 민족 고유의 의미가 담긴 소품도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인 소는 자신이 느리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동물보다 먼저 출발해 2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일화가 있죠. 걸음이 느리긴 하지만 특유의 인내심으로 누구보다 오래, 멀리 가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2021년에는 우직한 소의 정신을 이어받아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감 있게 해낼 수 있는 소중 친구들이 되길 바랍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이상윤(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율아(경기도 소하초 6) 학생기자·오은교(경기도 상하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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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동생이 학교 온라인수업으로 양말목 공예 냄비받침을 만든 걸 보고 신기하게만 생각했어요. 직접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취재로 양말목 공예를 접할 수 있어 기뻤죠. 쓰레기로 버려지는 양말목을 업사이클링해 공예품으로 만든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폐방화복을 활용해 가방 등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기업 119레오를 취재했을 때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양말목 공예 외에도 다른 친환경 공예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이번 취재에서 배운 걸 토대로 양말목 공예를 이용해 나만의 휴대전화 가방을 만들어볼 거예요. 김율아(경기도 소하초 6) 학생기자
만들기를 좋아하는 저는 평소에 집에서 다양한 공예를 즐기곤 해요. 양말목 공예는 이번 취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양말목으로 어떻게 작품을 만들지’ 싶어 생소하더라고요. 공방 선생님께 설명을 듣고, 직접 양말목 공예를 해보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기본적인 매듭 법만 배운다면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별도의 복잡한 재료 없이 양말목만 있으면 되고, 양말목 폐기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찾는 소중 친구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오은교(경기도 상하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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