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T, 렌터카 중개도 한다..현대캐피탈 '딜카'인수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가 '렌터카 중개'에 뛰어든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현대캐피탈의 렌터카 중개 서비스 ‘딜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대리운전·택시 등 카카오T 기존 서비스에 렌터카까지 추가되면 카카오T의 모빌리티(MaaS) 플랫폼 경쟁력이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7일 “현대캐피탈과 딜카 인수를 위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80억원 가량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딜카 인수를 계기로 카카오T 플랫폼에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넣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딜카는 현대캐피탈이 2017년 9월 선보인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다. 중소 렌터카 회사의 차량을 딜카 플랫폼에 고객과 연결해 주는 방식. 특히 기존 렌터카 이용 시 이용자가 차고지까지 직접 차를 가지러 가야 하고 반납도 직접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해 인기를 끌었다. 딜카 플랫폼을 통하면 ‘딜카맨’이 원하는 시간에 차량을 원하는 장소까지 배송해주고 반납도 대신 해준다.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일찌감치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4월 법인 사업목적에 ‘자동차 임대 및 렌트업’을 추가하면서다. 딜카는 현재 전국 중소 렌터카 업체 280곳과 제휴관계다. 향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제휴를 더 늘리고, 카카오T 플랫폼에 딜카의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렌터카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 건이 마무리되면 렌터카 중개에 대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요창출로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딜카 인수가 카카오T의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란 평가가 많다. MaaS는 사용자가 이동해야할 상황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이동수단을 앱 하나로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모빌리티 서비스의 사업모델은 운전자와 차량 소유자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남의 차를 남이 운전(택시 호출), 남의 차를 내가 운전(차량공유·렌터카), 내 차를 내가 운전(내비게이션), 내 차를 남이 운전(대리운전)할 때 필요한 서비스다. 이 중 남의 차를 내가 운전하는 영역의 서비스가 카카오T 플랫폼에서 그간 비어 있었다. 이번 딜카 인수로 빈 칸이 채워졌다. 여기에 주차와 전기자전거 등 근거리 이동 서비스, 기차예약과 같은 광역권 이동수단까지 이미 카카오T에 포함돼 있어 MaaS를 위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의 카셰어링 서비스 ‘딜카’는 차량 수령과 반납에 들어가는 고객의 수고 및 이동시간·비용 등을 없앴다. 차량 배송과 반납을 담당하는 딜카맨이 직접 관리한다. [사진 현대캐피탈]

카카오모빌리티의 딜카 인수로 국내 모빌리티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음 달 글로벌 강자 우버와 함께 합작법인 ‘우티’를 세울 티맵모빌리티(SK텔레콤 자회사)는 최근 사모펀드(PEF)로부터 3000억~400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또 타다 플랫폼을 가진 쏘카·VCNC도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여객자동차법 개정 이후,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택시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대형 업체 간 모빌리티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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