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권운동가 팔아 넘긴 청년의 비극적 최후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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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관련 이미지.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대표하는 작품이면서 배우 채드윅 보스만 사망으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영화 <블랙 팬서>는 알려진 대로 미국 급진 흑인 인권 운동 단체 흑표당(Black Panther Party)에서 영감을 받았다. 1960년대 등장해 당시 미국 정권 및 FBI를 향해 무장 투쟁도 불사했던 이 단체를 소재로 한 극영화 하나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열성적이면서도 명민했던 흑표당원 프레드 햄프턴(다니엘 칼루야)와 또 다른 한 인물을 중심에 세워놓았다. '혁명가는 죽일 순 있어도 혁명은 죽일 수 없다'는 등 여러 명언을 남기며 대중의 마음을 샀던 프레드와 경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된 뒤 FBI에 포섭된 빌 오닐(라키스 스탠필드)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이라는 다민족, 다인종 국가에서 흑인 또한 사람답게 살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프레드 햄프턴은 제목처럼 일종의 메시아로 추앙받는다. 실제 당시 FBI 국장이었던 J. 에드거 후버가 흑인 인권 운동가를 두고 블랙 메시아라 칭했던 데서 유래한 단어기도 하다. 영화는 자신의 업적을 한창 펼치기 시작한 젊은 운동가와 그 옆에 다가가 첩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다른 청년을 배치해 일종의 복잡다단한 현대사와 우리 인생의 단면을 펼쳐놓는다.
한 인물의 전기 영화에 그쳤다면 아마 큰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영화는 프레드 햄프턴의 업적보단 빌 오닐의 주변 환경, 그리고 실제 방송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빌의 육성 인터뷰를 곳곳에 제시하며 해당 인물의 입체성을 드러낸다. 빌 오닐은 그저 생계를 위해 차를 훔치는 등 좀도둑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러던 그를 FBI의 스파이로 만든 건 다름 아닌 국가 권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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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관련 이미지.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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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관련 이미지. |
|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영화에선 그를 감시하던 FBI 요원마저도 헷갈릴 정도다. 첩자지만 경찰의 총에 쉽사리 죽어 나가는 흑인들을 보며 어떤 동요를 느낀 빌은 햄프턴을 향한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앞두고 깊은 고뇌에 빠진다.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고 그의 열두 제자 중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 이야기처럼 빌은 결국 햄프턴을 팔아넘긴다.
배신자의 상징이 된 가롯 유다는 예수를 팔아넘긴 후 괴로워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빌 오닐 또한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다큐멘터리 출연 직후 같은 선택을 했다고 한다. 그때가 1990년 1월 15일이니 약 30년간 괴로워했을 빌 오닐의 모습이 이 영화를 보고난 뒤 생생하게 떠오를 법하다.
짧고 굵은 흑표당의 역사처럼 젊었던 두 청년 이야기를 영화는 제법 호소력 있게 표현했다. 지금도 우범 지역으로 꼽히는 시카고가 영화의 배경인데 제작진은 1960년대 사진 수백 장과 여러 영상을 기반으로 실제 역사가 녹아있는 건물 및 장소를 찾아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또한 이미 FBI에 포섭된 작가나 학자들이 쓴 자료가 아닌 사실적인 자료를 검증하기 위해 엄격한 고증을 거쳤다는 후문이다. 트럭 경적을 듣는 듯 날카롭게 찌르는 재즈 선율은 중간중간 정신을 번쩍 들게 할 정도다.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오는 4월 말 열릴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주제가상, 촬영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다니엘 칼루야는 지난 5일 미국 배우조합상(SAGA)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평점: ★★★★(4/5)
|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관련 정보 |
감독 및 각본: 샤카 킹 출연: 다니엘 칼루야, 라키스 스탠필드, 로이 미첼, 도미닉 피시백 등 제작: 라이언 쿠글러, 찰스 D. 킹 각본: 샤카 킹, 윌 버슨 러닝타임: 125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 및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개봉: 2021년 4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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