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KO' 프로하츠카, 라이트헤비급 초신성 등장
[양형석 기자]
UFC 라이트헤비급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초신성'이 등장했다.
UFC 라이트헤비급 5위 이리 프로하츠카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엔터프라이즈의 UFC APEX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된 UFC on ESPN 23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헤비급 3위 도미닉 레예스를 2라운드 4분29초 만에 KO로 제압했다. UFC 데뷔전에서 볼칸 우즈데미르를 KO로 꺾은 데 이어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경험자 레예스마저 무너트린 프로하츠카는 옥타곤 진출 2경기 만에 라이트헤비급의 컨텐더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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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하츠카(오른쪽)는 우즈데미르에 이어 레예스까지 KO로 제압하면서 라이트헤비급의 강자로 떠올랐다. |
| ⓒ UFC.com |
지난 10년 동안 존 존스가 독점했던 라이트 헤비급
라이트헤비급은 과거 티토 오티즈와 랜디 커투어, 척 리델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활약하며 사실상 UFC를 먹여 살렸던 최고의 인기체급이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종합격투기에서 헤비급은 UFC보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등 당대 최고의 파이터들을 대거 거느리고 있던 일본의 프라이드FC가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라이트헤비급은 오티즈와 리델의 시대가 끝난 후에도 퀸튼 잭슨과 포레스트 그리핀, 라샤드 에반스,료토 마치다,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 등이 경쟁하며 '춘추전국시대'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라이트헤비급이 격투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던 2011년3월 체급을 완전히 평정한 절대적인 포식자가 등장했다. 193cm의 신장에 215cm라는 비현실적인 팔길이를 자랑하는 존 존스였다.
챔피언이었던 쇼군에게 타격으로 항복을 받아내며 챔피언에 등극한 존스는 잭슨과 마치다, 에반스, 비토 벨포트, 차엘 소넨,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글로버 테세이라, 다니엘 코미어를 차례로 꺾고 8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존스는 앤서니 존슨과의 9차 방어를 앞두고 임산부 뺑소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타이틀이 박탈됐고 코미어와의 2차전을 앞두고는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징계를 받았다.
존스는 2017년7월 코미어와의 2차전에서 3라운드 KO로 승리했지만 경기 후 다시 한 번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또 한 번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존스가 15개월의 징계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약물파이터'를 꺾을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존스는 2018년12월 구스타프손을 3라운드 KO로 꺾고 3번째 챔피언에 등극했다(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에는 약물검사에 적발되지 않았다).
타이틀을 탈환한 존스는 앤서니 스미스와 티아고 산토스, 레예스를 차례로 꺾으며 3차 방어까지 성공한 후 헤비급 전향을 선언했다. UFC에서는 곧바로 새 타이틀전을 통해 15대 챔피언 얀 블라코비치를 탄생시켰지만 만38세의 대기만성 파이터 블라코비치는 격투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유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격투팬들이 UFC에서 단 2경기를 치른 프로하츠카의 등장에 열광하는 이유다.
우즈미데르 이어 레예스까지, 이젠 어엿한 컨텐더
체코 출신의 만 28세 젊은 파이터 프로하츠카는 무에타이와 가라데를 베이스로 하는 파이터다. 레예스와의 경기 전까지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31전27승24KO3패라는 전적이 말해주듯 그라운드보다는 타격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선수다. 실제로 프로하츠카는 UFC에 진출하기 전까지 무려 8명의 선수를 연속으로 KO로 제압하는 위력을 과시했다(8연속 KO 중에는 1라운드 KO만 무려 7번에 달한다).
주로 일본 격투기 단체 라이진에서 활동하며 라이트헤비급 타이틀까지 따낸 프로하츠카는 UFC와 계약하면서 첫 상대로 코미어와 타이틀전을 치렀던 우즈데미르와 격돌했다. UFC 입장에서도 존 존스의 헤비급 전향 후 라이트헤비급에 마땅한 신성이 없는 상황에서 우즈데미르라는 만만치 않은 가량을 갖춘 파이터를 상대로 프로하츠카의 가능성과 상품성을 시험해 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프로하츠카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낸 시험지에 만점에 가까운 답안지를 적어냈다. 1라운드 우즈데미르의 펀치공세에 다소 고전하면서도 옥타곤 위에서 미소를 보이며 여유를 잃지 않았던 프로하츠카는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왼발 하이킥으로 우즈데미르의 중심을 무너트린 후 강력한 오른손 훅으로 KO승을 따냈다. 자칫 긴장될 수 있었던 UFC 데뷔전에서 랭커를 잡아낸 것이다.
단 한 경기 만에 라이트헤비급 5위까지 오른 프로하츠카는 옥타곤 데뷔 2경기 만에 메인이벤트에 배치되며 랭킹 3위 레예스와 맞붙었다. 레예스는 작년 존스, 블라코비치와의 타이틀전에서 패하며 연패에 빠져 있지만 존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종합격투기 12전 전승을 기록했던 강자다. 게다가 3연패의 위기에서 프로하츠카를 만났기 때문에 레예스도 분명 필승전략을 짜고 경기에 나설 확률이 높다.
하지만 프로하츠카는 연패에 빠진 레예스가 상대하기엔 너무 기세등등했다. 1라운드부터 레예스와 화끈한 타격전을 펼친 프로하츠카는 2라운드 중반 레예스에게 카운터펀치를 맞은 후 길로틴 초크에 걸리며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초크에서 풀려나 상위포지션을 잡은 프로하츠카는 스탠딩 상황에서 기습적인 백스핀 엘보우를 적중시키며 레예스를 옥타곤 바닥에 쓰러트렸다. 프로하츠카의 10연속 KO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판정으로 꺾고 1차 방어에 성공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블라코비치는 오는 9월 랭킹 1위 글로버 테세이라를 상대로 2차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다. 레예스를 꺾으며 최소 3위권 진입이 확실시되는 프로하츠카는 당장 두 선수의 승자와 타이틀전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UFC 데뷔도 못했던 선수가 단 두 경기 만에 라이트 헤비급의 타이틀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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