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략적 모호성, 미국은 불안..중국 편든다 오해 낳아"

김상진 2021. 3. 24. 0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셉 나이 대표집필 CSIS 보고서
한국 외교 전략, 이익 없이 비용 커
한·미 공동인식 공유하지 않으면
한국의 대중 지렛대 효과 사라져
조셉 나이

“한국의 외교전략은 동맹(미국)을 불안케 할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취약성만 확대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22일 공개한 ‘한·미 동맹에 대한 제언’이라는 정책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전략을 ‘전략적 모호성’으로 평가한 대목이다. 보고서는 국제관계 석학인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존 햄리 CSIS 소장과 함께 대표 집필했다. CSIS 한반도위원회 멤버인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웬디 커틀러 전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마크 리퍼트와 캐슬린 스티븐스, 그리고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차관보 등 한반도에 정통한 전직 미 관료들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 및 국제적 공공재로서의 측면에서 완벽한 잠재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한국의 전략은 미국에 중국의 편을 들고 있다는 오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국의 외교전략은 비용만 많고 이익이 안 나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미가 공동의 인식을 공유하지 않을 때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렛대 효과도 사라진다”며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전체 동맹 관계에서 ‘약한 고리’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 보고서는 “한·미 동맹은 전작권 전환이 잠재적인 공격자에 대응할 수 있는 공동의 역량을 악화하는 결과를 낳지 않아야 한다는 데 서로 동의해야만 한다”고 짚었다. 한국의 안보 태세에 미칠 영향을 따진 뒤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엔사령부 구조를 보존하면서 현존하는 안보 환경에 유의해 일관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중국 위협과 관련해 “사이버 위협부터 항행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현재 한·미 동맹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회색지대’에서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의 외교적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동맹의 전략을 ‘중국에 대항하는’ 개념이 아니라 ‘아시아의 복원력’을 위한 원칙에 따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관련해 “인권 유린의 해결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다만 대북 협상은 미국의 동맹을 희생하면서 이뤄져선 안 되고 동맹과 긴밀하게 조율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23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햄리 소장은 한국위원회 멤버들과 화상 대담을 하며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한국은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의 문제에만 초점을 둔 협소한 시야에서 벗어나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