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사 그만둔 날부터, 웹툰하길 잘했다 생각"
데뷔 초기 월 200만원도 못 벌어
1화 만드는데 몇달..가장 큰 고통
중견 작가도 별점 스트레스 받아

평균 연수입 1억원, 초등학생 장래 희망 9위, 국내 시장 규모 1조원… 지금은 선망받는 고소득 전문 직종 중 하나인 웹툰작가의 위상은 10년 전엔 달랐다. 일주일 내내 일해도 대졸 평균 월급을 벌기 어려웠다. 그런 때에 신의철(44)씨는 중학교 미술 교사 5년 만에 웹툰 작가로 전업했다. 이젠 ‘스쿨 홀릭’ ‘인형의 기사’ ‘사이드킥’ 등 히트작을 낸 중견 작가다. 최근 네이버웹툰에 2개의 작품(‘야만의 시대’ ‘사람의 조각’)을 동시 연재하게 된 그를 만났다.
Q : 미술 교사 출신이란 이력이 독특하다.
A : “중학생 때부터 꿈이 만화가였다. 사범대(고려대 미술교육과 96학번) 진학도 미술 전반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만화를 배우는 대학이 거의 없었던 때다. 휴학계를 내고 만화가 문하생으로 들어가 도제식 수업을 받았다. 스물다섯에 만화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돼 데뷔했는데, 몇 달 후 인기가 없어 연재가 중단됐다. 만화 잡지도 쇠락하면서 장래도 불안정해졌다. 그러다가 교생 실습을 나갔는데 학교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더라. 애들과 지내는 것도 재밌고, 현실적인 경제 문제도 그렇고… 사범대를 간 것이 운명이었나 싶었다. (웃음)”
Q : 미술 교사를 하면서 웹툰을 연재했다.
A :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싸이월드나 네이버 뿜 같은 곳에 사람들이 가볍게 만화를 그려 올리는 게 유행이라 나도 학교생활을 소재로 한 ‘스쿨 홀릭’ 을 싸이월드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가 네이버 도전만화(원고료가 없는 출품 작품)를 거쳐 2008년 네이버와 계약을 맺고 정식 웹툰 작가가 됐다. 네이버 도전만화가 정식 웹툰이 된 최초 사례다.”
Q : 복수 직업도 좋았을텐데, 왜 교사를 그만뒀나.
A : “퇴근 후 오후 7시부터 새벽 2~3시까지 만화를 그렸고, 오전 7시 일어나 출근했다.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기 어려워지니 학생들에게 피해줄 것 같았다. 내 인생도 챙기기 어려운데 학생들 인생을 일정 부분 챙긴다는 것이 맞나 싶기도 했다. 꿈이 만화가였으니 결단을 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쌍둥이의 엇갈린 운명을 다룬 네이버 웹툰 ‘야만의 시대’의 한 장면. [자료 네이버 웹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6/21/joongang/20210621000500784orlq.jpg)
Q : 후회는 없나.
A : “당시엔 월 200만원 벌기도 어려웠다. 다만 브랜드 웹툰이라는 일종의 광고 웹툰이 비정기적으로 들어와 어떻게든 한 달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교사를 그만둔 날부터 오늘까지 웹툰작가 하길 잘했다고 매일 생각한다.”
Q : 작업하며 가장 힘든 때는.
A : “초반, 특히 첫 화 구성이 힘들다. 지금 작품은 스토리 작가를 맡고 있는데, 그림을 직접 그릴 때는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리다보니 그나마 낫다. (웹툰은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나뉜 경우가 많다) 소통에 시간이 걸린다. 혼자 글·그림을 맡아도 1화 만드는데 두 달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 낸 ‘야만의 시대’는 1화를 만드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Q : 중견 작가도 별점이나 댓글에 영향을 받나.
A : “별점 낮고 순위 낮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네이버는 요일별로 40~50편의 작품이 경쟁한다) 댓글도 전부 보는 편이다. 스토리 전개가 느려지면 ‘고구마’라는 비난도 듣는데, 심적으로 힘들어지면 스토리 전개에도 영향 받는다. 작품성이 좋은데 순위가 아래인 작품들이 있다. 몰아서 보면 재밌는데 매주 한 회씩 보면 따분한 경우다. 되도록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결국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을까.”
Q : 웹툰 작가로서 목표가 뭔가
A : “‘신의철, 요즘 뭐 해?’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오래 활동하고 싶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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