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책하는데 CCTV 없다? 이제야 알게된 한강공원 실체
"밤이면 강인지 땅인지 몰라" 공원 정비 목소리

서울 한강공원에서 대학생 실종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원 내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야간 한강공원에서 실족사와 같은 사고 우려와 함께 사고·치안을 위한 방범용 카메라(CCTV)가 공원 내에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지난달 24일 대학생 손정민(22)씨는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행방불명된 뒤 엿새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민간 구조사의 수색견이 실종 마지막 장소에서 약 20m 떨어진 한강 수중에서 손씨의 시신을 찾았다. 친구와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경찰은 손 씨의 행적을 추적했지만, 한강공원 내에 CCTV가 없어 실종 당시 정확한 동선을 파악할 수 없었다. 현재 손 씨가 사라졌던 25일 새벽 3~5시쯤의 동선은 파악이 불가능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강공원 내에 CCTV가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시민들도 불안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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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 CCTV 증설해달라”“야간 금주공원 만들자” 청원도 잇따라

반포 한강공원 인근 주민들은 안전한 한강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초구 주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너무 유감인 상황이다. 공원 내에 CCTV가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청원을 냈다”며 국민청원 링크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은 “CCTV가 없다니 운동한다고 혼자 반포 한강공원 뛴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당분간 주말에 강아지 산책시키러 공원은 못 갈듯하다”와 같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강공원에서의 음주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 여의도 공원 인근 주민 김모(53)씨는 “이번 사건의 사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과음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식당이 오후 10시 이후 문을 닫으면서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젊은이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만이라도 음주 단속을 해서 한강 공원을 금주 공원을 만들어 이 같은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글들이 서울특별시의 시민제안 게시판에 올라와 주민 동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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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강공원 내부 찍는 CCTV는 162개

지난해 기준 서울 지역의 한강 공원에 설치된 CCTV는 162개에 불과하다. 피크닉장 등을 포함해 10여곳이 넘는 한강공원 구역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다. 한강사업본부는 서울시 면적의 6.6%에 달하는 한강 구역을 관리하는데, 이 구역에 설치된 CCTV는 총 443대로 한강 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CCTV는 나들목, 승강기, 분수 등의 구역을 비추고 있다.
그런데도 한강공원 내 CCTV 확충 계획은 없다. 2020년 한강사업본부의 세입·세출 예산안 보고서에 따르면 “CCTV 500개 추가설치가 필요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만 있다. 이후 보고서에도 기존 CCTV를 유지·관리한다는 내용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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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되면 한강인지 땅인지도 모르겠다”

한강 둔치가 실족의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강 반포공원 인근 주민 장모(28)씨는 “대학생 실종사건이 벌어졌던 한강 둔치는 밤늦은 시간 강과 땅 구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공원의 조경을 해칠 수도 있겠지만, 음주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9년 한강사업본부는 주민의 이 같은 걱정과는 반대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반포 한강 공원 지역에 백사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한 반포대교 남단 상류 인근에 인공 백사장을 조성해 일광욕장 등의 시설을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올해 예산안에는 자연형 모래사장 사업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강 유역을 관리하는 관계자는 “한강 각 구역의 경우 강에서 지상으로 서서히 연결되는 곳도 있고, 턱이 있어 실족의 위험이 있는 구간도 있기 때문에 실족 예방을 위한 구역별 맞춤형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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