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타] ⑥ 포르투갈 : 안드레 실바, '석현준 백업'에서 '차세대 호날두'까지 5년 여정

허인회 기자 2021. 6. 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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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실바(포르투갈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로 2020이 오는 13일(한국시간) 드디어 개막한다. '풋볼리스트'는 나라마다 한 명씩,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선수들을 찾아 소개하기로 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포르투갈의 '주포'로 활약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나이가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호날두는 대표팀에서만 103골을 넣으며 파울레타(47골), 에우제비우(41골), 루이스 피구(32골), 엘데르 포스티가(27골) 등 전설들의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호날두 축구 인생의 황혼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 다음 세대 골게터로 누가 가장 유력할까.


2020-2021 분데스리가 득점 2위(28골) 안드레 실바가 있다. 축구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보루시아도르트문트)보다 1골 더 넣었다. 실바는 프랑크푸르트의 역사도 새로 썼다. 베른트 횔첸바인이 1976-1977시즌 세운 구단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26골)을 44년 만에 깼다. 구단 측은 "실바는 젊고 활용도가 높은 공격수다.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계속 발전 중이다. 우리 구단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상생에 대한 만족을 표했다.


실바의 이번 시즌 득점력은 대표팀 선배 호날두와 비슷했다. 호날두는 세리에A에서 29골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주로 최전방에서 뛰었고, 리그는 다르지만 득점은 불과 1골 차다.


장점은 문전 집중력이다. 상대 실수를 골로 연결하거나 수비라인을 깨고 쇄도해 득점할 수 있다. 헤딩과 발밑이 모두 훌륭해 자유자재로 마무리할 수 있는 기술을 장착했다. 특히 27호골을 넣은 헤르타베를린전을 보면, 첫 슈팅이 수비와 골키퍼에게 막히자 좁은 공간으로 몸을 날려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내는 집념을 보여줬다. 실바는 활동 반경이 넓은 편은 아니다. 중거리슈팅보다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득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소속팀에서는 페널티킥도 전담으로 맡고 있다.


실바는 포르투갈 청소년 대표 출신이지만 늘 기대에 부응하며 순조롭게 성장하진 못했다. 2015년 12월 포르투 1군으로 올라갔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2군을 드나들었다. 2016년 1월에는 포르투가 석현준(트루아AC)을 영입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당시 석현준은 유망한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포르투가 '에이스'의 등번호 10번을 주려고 했지만 본인이 39번을 원해 거절했을 정도였다. 복수 언론은 '실바가 부족한 출장기회마저 석현준에게 내줄 위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바를 기용하지 않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이 전화위복이 됐다. 실바는 주제 페세이로 감독 휘하에서 기회를 늘렸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실바는 2016-2017시즌 본격적으로 골게터로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리그 16골을 터뜨리며 다음 시즌 등번호 9번을 받고 AC밀란으로 이적했다. 기대와 달리 이탈리아 무대 적응은 어려웠다. 대부분을 교체로 뛰며 2골에 머물렀고, 한 시즌 만에 세비야로 임대 이적했다.


세비야에서는 다시 준수한 골감각을 선보였다. 라리가에서 9골을 넣었는데 프랑크푸르트가 이를 눈여겨봤다. 실바를 1년만 써본 밀란은 다시 데려갈 생각이 없었다. 결국 2019년 9월 프랑크푸르트와 2년 임대이적 계약을 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실바의 잠재력을 제대로 확인했다. 실바는 한 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12골을 뽑아내며 커리어 두 번째의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결국 2020년 여름 완전이적하는 데 성공하며 긴 임대 생활을 마무리했다.


실바는 20세에 데뷔한 뒤 6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다가, 자리를 잡은 이번 시즌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득점력을 발휘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과 독일 '키커' 등은 2020-2021 베스트11로 실바를 선정하며 실력을 인정했다.


호날두의 그늘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실바는 대표팀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해왔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16년 첫 A대표팀에 발탁된 뒤 38경기 16골을 기록했다. 현재 명단에서 호날두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포르투갈 역대 상위 10위권 득점자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10위 시망 사브로사의 22골까지 단 6골 남았다. 포르투갈 입장에서 실바와 호날두의 공존은 든든할 따름이다.


▲ 안드레 실바(Andre Miguel Valente Silva) / 1995년 11월 6일생 / 184cm / 프랑크푸르트 / A매치 38경기 16골


▲ 포르투갈 조별리그 일정 : 16일 대 헝가리, 20일 대 독일, 24일 대 프랑스(F조)


글= 허인회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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